그룹명/사람이야기

[스크랩] 잔치국수~

언덕위에 서서 2016. 5. 27. 22:57

1.

다음주 월요일 라오스로 3주간  배낭여행을 가겠다는 둘째~

친구와 둘이 간다니 좀 낫긴 하지만 

 

환전, 카드, 여행계획, 짐 싸는 거 일체 참견하지 말자고 다짐에 다짐을 하다가

결국 두 내외가 이마트로 갔다 

 

누룽지 1팩, 튜브형 고추장 2, 포장김 2팩

햇반을 사야하느니 마느니 하다가 내가 졌다

날이 덥다니, 모기약, 구급약 몇가지 더 사고~

 

2.

그러다 보니 점심때다

늘 하던대로  매장안의 스낵코너에서 잔치국수를 주문한다

 

주문한 음식을 받아 들고 마눌이 기다리는 테이블로 오는데

갑자기 뒷머리가 서늘해진다

 

물컵과 휴지를 챙겨 함께 앉은 아내에게 나직히 말했다

이젠 여기도 못오겠다

왜?

아무개 퇴직하더니 이마트에서 국수 먹고 있더란 소리 나올까봐~

ㅋ~ 그렇네, 멸치하고 국수 사다가 집에서 끓여줄께

고맙네

 

3.

여행 떠나기 이틀 전

짐도 안싸고 동해안으로 가버린 녀석~

 

결국 엄마, 아빠 둘이서 이것, 저것 챙겨서

거실에 일렬로 정리해 뒀다

싸는 거야 지 손으로 해야,  뭐가 어디에 있는지 알테니까

 

일요일 아침에 부시시해서 돌아온 녀석

힐끗 짐들을 보더니 침대로 기어 들어간다

 

우짜노, 아빠 대작하다 술맛 알아버린 놈을~

다~ 자업자득이지

 

 

 

 

출처 : 설악산을 사랑하는 江原山房
글쓴이 : 비탈길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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