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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연금~

언덕위에 서서 2014. 11. 1. 07:56

1.

이제 산을 내려갈 시점이다

 

얼마 전, 공무원 연금이 이슈화 되기 전~

40대 초반 직원이 조심스레 내 연금액이 얼마냐고 물었다

 

군생활 20년, 소방관 생활 17년하고 300만원이다 왜?  

이 친구 왈~

고거뿐이 안돼요?

 

이 친구의 입에서 거침없이 튀어 나온 한 마디에

갑자기 내 모습이 초라해졌다

 

미안하다 고거뿐이 안돼서~~

33년 지나면 더 안올라간다, 기여금도 안내고

 

그때 실망하던 모습이라니~~

 

그 기억이 생생한데

이즈음 밤낮으로 공무원연금 많다고 끊임없이 몰아대니~

이번엔 갑자기 죄인된 기분이 드는 것이다

 

 

2.

4성 장군이 술에 취해 화장실에서 추태를 부렸다는 보도가 났었다

 

그 장군, 암말 안하고 전역했다

엊그제 국정감사 중 그이 얘기가 다시 불거지자

장관이 감찰조사 결과를 보고했는데~

언론보도와 사실은 전혀 달랐다는 것이다

( 답변내용이 사실과 다르면 위증죄에 해당하니

장관이 국정감사에서 사실과 다른 보고를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제서야 침묵하던 그이가 언론에 정정보도를 요구했다

멋있는 사람이고, 아주 적절한 처신이었다고 생각한다

 

병영내 사고에 관한 보도가 줄을 잇고 있는 판국에~

그게 아니라고 변명해 봤자

누구도 귀담아 듣지 않을 것이 뻔하고

사람만 더 추해질 것이니~~

유구무언, 그렇게 조용히 군문을 떠났던 것이리라

 

 

3.

이제 공무원 연금을 감액하는 방안은 대세로 굳어지는 형국이다

난 그 4성장군만한 그릇이 못되기 때문에

이곳에라도 억울한 심정을 기록해 놓아야 겠다

 

군생활 20년 동안 출장비와 초과근무라는 어휘자체를 몰랐다

1주일씩 대기며 파견을 나가도 꼬박꼬박 내돈 내고 밥 사먹었고

하루 24시간 출동대기를 하고 있어도, 초과근무 수당 한푼 받지 못했다

 

조종사라  다른 병과보다  수당은 좀 더 받았지만

대위쯤 되자, 회사원인 학교동기 보다 급여수준이 밑돌기 시작했다

 

 

4.

전역 그리고 소방관 생활~

 

여기는 더 불리했다

10년동안 365-24 근무했다

 

헬기가 출동하려면 2명의 조종사가 필요하고

2교대하려면 4명,

3교대하려면 6명이 필요한데

10년동안 2명만으로 근무를 시키는 것이었다

 

초과근무 수당?

초과근무수당은 예산범위내에서 줄 수있다 란 규정에 의해

근무한 시간만큼 주질 않았고, 당시에는 그것이 규정을 위반한 조치가 아니었다

 

최근에 집단 소송을 하니까, 밀린 수당을 지급하기는 했으나

소멸시효 핑게로 최근 3년치만 주었다

 

그렇게 버텨온 공무원생활 끝내려 하니

그 300만원이 많다고 아우성치며 죄인 만드는 것이다

 

게다가 이미 퇴직한 사람들의 급여까지 이상한 명목으로 깎겠다는 것이다

좋다~ 내야 연금계산 끝낸사람이고

연금 적자는 내 자식들도 부담해야 할 짐이니~

그 정도는 수긍하겠는데~

 

기왕이면

연금 깍이는 당사자들 자존심은 살려줬어야지~

이렇게 반국가적 죄인처럼 만들어 놓고

어거지로 양보하라는 것이 최선의 방안이었단 말인가?

 

그 300만원 연금에 놀라던 그 직원은 ( 너무 많아서가 아니고~)

앞으로 어떻게 스스로를 납득시키고

공무원생활하라는 말인가?

 

하향평준 말고 상향평준화 할 방안을 만들어야 하는 것 아닌가 말이다

 

 

 

출처 : 설악산을 사랑하는 江原山房
글쓴이 : 비탈길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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