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둘째가 세탁소엘 다녀 오겠단다
왜?
운동화 세탁하려구요
뭐?
너 요즘 돈을 버는 것도 아니면서 운동화까지 세탁소에 맡겨?
아빠가 빨아 줘?
내 목소리가 올라간다
어제 당직하고 나온 지 몇시간 안된 상황이라
감정콘트롤이 잘 안된다
정확히 말하면 잠을 못 자니 아침시간엔 늘 신경질적이 되어있다
어버이날이라고~
아침에 아빠 집에 들어설 때 카네이션도 내밀었는데~
2.
휴~~
너무 심했나 싶어, 한참 후 내가 절충안을 제시한다
운동화를 안빤지 너무 오래돼서 때가 쩔었구나
세탁소에 맡기는데 낫겠다
(새 운동화 사겠다 하면 어쩔 뻔 했나~)
예~하곤 주섬주섬 챙겨들고 나간다
얼마 후 돌아오는 녀석에게 묻는다
얼마하데?
4천원이요
그래? 얼마 안하는구나
(속으론, 2컬레 들고 갔으니 8천원 아니냐?)
제대하고 한달여 지나도록
공부하는 꼴을 못보겠어서 뒤틀린 심사가
운동화도 제 손으로 안빠는 꼬라지에 터져 버린 것이다
하긴 운동화 세탁비가 4천원인 것이 녀석 탓은 아니지~
3.
요즘 주말이면 온 식구가
홍천 팔봉산옆에 있는 "미알레 ( http://www.miallet.kr) " 라는 펜션에 일하러 간다
집사람의 세자매 부부(나를 포함한 6명)의 노후대책으로 지은
지중해풍의 멋진 건물인데
그 펜션 앞마당에서 재롱을 부려 손님들 즐겁게해주는 강아지가 몽구다
헌데 이 몽구의 집이 영~초라해
건물에 어울리는 예쁜 강아지집을 구매하기로 하고
인터넷을 뒤진다
모양과 크기가 다양한 애견 숙소가 화면에 올라오기 시작하는데
어럽쇼~~
뭐? 개집이 30만원, 50만원, 260만원?
이런 경우가 있나?
개보다 개집이군~
4.
그렇고 보니 나이들며 점점 물가에도 둔감해지나 보다
자동차 한 대값이 3천~4천 만원하는 것도 이해가 안되고
짬뽕 한그릇 값이 7천원인 것도 맘에 안든다
이게 늙는 징조지~
세상살며 단위화폐의 효용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는
둔감한 삶이니
최고로 잘 봐줘서 나이 핑게고
그렇지 않으면
이즈음 뭔가 덜떨어졌거나 계속 취중이거나
아니면
치매의 초기 증상 쯤 되지 않을까 싶다
암만 그렇다해도
젊은 녀석들 한 밤중에 시급 4천원 받으며
일한다는 것은 분명히 기억하는데~
이거~~~~
분명, 물가가 많이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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