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강원도 영동지방에 눈이 많이 왔다
산불, 태풍(매미, 루사) 현장 다 쫒아 다녔지만, 이 경우는 그 때와 또 다르다
오늘로 6일째다, 강릉에 쫒아 다닌지~~
다소 여유가 있다(?)고나 할까?
8일째 홀로 2층에 갖혀있다 우리팀이 눈치우고 밖으로 모신 안노인네도
사실은 외로움이 큰 적군이었지, 김치, 된장, 티브이, 전화 다 살아 있었다
도심 한 가운데 외로운 섬에 갖혀 있던 형극이긴 했지만~
2.
눈~~ 엄청 많이 왔다.
주소 하나 믿고 미로 같은 골목길을 돌아돌아 현장에 도착해보면
지붕위에 쌓인 눈을 걷어내면 그 눈이 아래집 지붕으로 흘러내려 쌓이니
윗집은 당장 천정이 내려 앉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눈을 치워 쌓아 놓을 장소가 없어 애가 타는 경우가 많다
이런 상황이니 겨우 사람 하나 다닐 길만 뚤어 놓은 골목길에는
한 쪽 옆에 쌓아 놓은 눈 높이가 사람키를 넘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릉사람들의 일상은 크게 변하지 않은 것 같다
하루 종일 , 곧 주저앉을 것 같은 산동네 낧은 지붕 위 눈 치우고 돌아오다
주변 식당 둘러보면~
강릉 특유의 낙천적인 어조로, 일상적인 대화가 오간다
나이든 이들, 주거 취약자들은 119가 도착하면 눈물부터 앞세우는데
지역사회 전체는 여유롭다
다행이다 이게 공동체의 여유이지 싶다
매스컴이 아무리 요란을 떨어도~
119가 눈까지 치워줘요?
눈 많이 왔다고 어떻게119에 전화해요? 라던
눈(雪)에 익숙한 노인네들의 참을성인지도 모르겠고~
3.
하여간 그 눈 덕에
평생 처음 무인텔에서 자보게 됐다
( 몰려온 자원봉사자들 때문에 여럿이 함께 잘 수 있는 온돌방 잡기가 힘들다)
물침대에, 까운까지 준다
강릉시내를 동서남북으로 누비니
각양각색 사람사는 모습 다 보게되는데
눈 땜에 눈물짓는 이들도 많이 보이지만
더러 이 무인텔, 단골 해장국집 거기에 눈삽 파는 철물점 주인까지~
눈 덕을 보는 이도 제법있는 듯 싶다
이게 세상 돌아가는 이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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