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사람이야기

[스크랩] 전화기

언덕위에 서서 2014. 4. 9. 15:42

1.

옛날옛날에~

(벌써 옛날 얘기나 하는 나이가 되어 버렸다)

집전화를 설치하고 온 가족이 마음이 들떠

전화번호부에 나와있는 일가 친척, 이웃들에게 먼저 전화해

우리집 전화번호가 oo-oooo 라고 알려줬던 기억이 새롭다

 

그 이후

가정용 무선전화가 생기고

그 전화로 팩스도 보낼 수 있게 되더니

컴퓨터가 생기고

인터넷이 생기고

TV가 인터넷과 연결되고

휴대폰이 생겼다

 

2,

참 좋아졌는데

생활은 점점 불안해졌다

해킹이니 바이러스니 백신이니 하는 용어가 생겨나고

안철수라는 인물도 주변에 알려졌다

 

은행을 포함한 , 일상의 모든 생활도

매일매일 달라지는 통신시스템에 맞춰 변해갔다

인터넷 쇼핑이 자릴 잡고

스마트 뱅킹이 없으면 어찌 사나? 하는 지경이 되었다

 

3.

도둑 하나 열 순사가 못 잡는다고

못된 것들, 그 잘 돌아가는 머리를 돌려

순식간에 남의 돈 강탈해가기 시작했다

 

남의 집 애를 유괴해 현금 요구하던 범죄는

이제 비교도 되지 않는다

 

전화로 문자로~

도저히 눈치챌 수도 없는 방법으로

남의 돈을 채간다

 

통신비용이 느는 만큼 월급이 올랏으면 좋으련만

그도 아니다

통신비용을 부담하지 않으면 생활이 불편해진다

 

전화기 때문에 상대적 빈곤감을 느끼게 되는 건

그 옛날 유선전화기 시절보다 더 심해졌다

 

4.

조금 다른 얘기지만~

카드정보 누출됐다는 소식에

카드사 홈페이지에 들어가 누출된 개인정보 확인하고

전부 재발급 신청한다

 

쇼핑몰에 들어가 일일히 회원 탈퇴한다

이 놈들은 탈퇴 못하게 속 들여다 보이는 짓 많이 해놨다

탈퇴 메뉴를 찾느라 30분쯤 헤매다 겨우 찾아서 탈퇴한 곳도 있고~

 

인터넷 까페 목록 확인해 보니

나도 모르는 새, 참 많이도 가입해 놨다

꼭 필요한 곳 아니면 전부 정리한다

 

문명이란, 문명의 이기란, 아니 인간이 만드는 모든 물상이란

반드시 그에 따르는 역효과를 동반한다는 말이 생각난다 

 

차라리 그 옛날

유선 전화기 설치하고 온 가족이 들떳던 그 시절이

더 편하고 여유로웠다는  생각에

쓴 웃음이 절로 난다

 

5.

헌데, 세상 사는게 어디 그런가?

 

부지런히 피싱, 파밍, 정보유출 차단 앱에 관한 기사 읽으며

차단 앱 설치하라면 설치하고

그걸로 또 돈 내라면 , 돈 내며 살아 가야지

 

그러다 보니 매일의 삶은 점점 더 팍팍해지는 거고~

 

하여간 이번 난리를 계기로

가능하면 카드를 사용하지 않고

사는 습관 들여야지 하는 다짐을 한다

 

그러다 보면

뭔가 달라져도 달라지겠지

그걸 잘 못하면 노인네 취급받게되는 거지  ㅎ ㅎ

 

 

 

 

 

 

 

 

 

 

 

 

 

 

 

 

 

 

 

 

 

 

 

 

 

 

 

 

 

 

 

 

 

 

 

 

 

 

 

 

 

출처 : 설악산을 사랑하는 江原山房
글쓴이 : 비탈길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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