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사람이야기

[스크랩] 박수칠 때 떠나기~

언덕위에 서서 2014. 5. 28. 14:00

1.

세월호 사태로 대한민국의 민낯이 드러나는 느낌이다

 

진즉 다들 알고 있던 사실이었지만,

설마 괜찮겠지 하며 미련 피우던 결과가

이렇게 집단적 멘붕을 불러오는 사태로 나타난 것이리라~

 

그러니 어느 조직, 어떤 부분을 특정하여  이번 사태의 책임을 묻기도 애매하다

하여 해경뿐 아니라 정부 조직 전체가 헤쳐모여를 해야하는 상황이 된 것이고~

 

국가조직뿐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 누구도 나는 이 책임에서 자유롭다고 단언할 수 있는 사람 없을 것이다

 

그 죄책감에,

TV 프로그램이 숙연해지고

외식이 줄고

선거운동마져 엄숙해진 것 아니겠는가?

 

그 죄책감을 조금이라도 덜기위해

먼 길 마다 않고 자원봉사의 길에 오르고

조문길에 나서는 것 아닐까?

 

 

2.

집단적 멘붕에 이어, 집단 히스테리 증세도 발생한 것 같다

 

이번 사태가 발생한 이후에 얼마나 많은 인사들이

예민해진 여론의 화살에 맞아

직을 내려 놓거나 사회적으로 매장을 당하고 있는가 말이다

 

(이에 비하면 사태의 직접 당사자인 유씨네는 오히려

아직 건재(?)하고 있다는 사실에 헛웃음이 나오기도 한다)

 

그들,  직을 내려 놓은 인사들~

억울한 심정이야 책으로 써도 모자라겠지만

사회 전반의 분위기가 이런 상태이니

당장은 아무 말 못하고 그 처분을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3.

그 집단 히스테리의 일파인가?

아님 논란이 되어오던 공무원 연금제도가

이 분위기에 편승하여 바뀔 것이란 염려 때문인가?

 

내 나이 또래 조종사 2명이 직을 그만둔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우띠~~

내가 먼저 그만두려 했는데

 

그래서인가?   그 심정을 온 몸으로 느낄 수 있다

 

위험하고 어려운 일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그에 따른 적절한 보상이 있어야 하는데

그게 충족이 안되는 것이다

 

보상이란,

사회로부터 오는 자긍심이고 조직내부에서의 권위이다

(즉 직장내에서의  말발이다)

 

게다가 내 또래면

이미 36~7년  근무한 터이라 심신이 모두 지친 상태인데

그 위에 자긍심의 상실이란 짐이 더해지니

하루 하루를 더 버티기가 힘겨운 것이다

 

 

 

4.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루하루가 힘겹고 눈치 보이는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닌데)

 

자긍심이 한없이 무너진 해경에서

명퇴신청이 급증하는 것은 그럴 수 있다 쳐도

 

세월호 현장에 함께 출동했던 조종사들이

특별히 여론의 매도를 당한 것도 아닌데

이 시기에 갑자기 명퇴하겠다고 결단을 내린 이유는 납득이 어렵다

 

우연일까?

개인적인 사정이 있는 걸까?

아마 집단 히스테리 내지 세월호 참사의 PTSD일 수도 있겠다

 

그들의 결정에 크게 동요되는 내 경우도 그 비슷할 것이고~

 

평소 직을 떠나야 할 때가 온다면

 

추하지 않게, 초라하지 않게~~

뒤에 남은 이들이 박수칠 때

쿨하게 떠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세상 모든 이들의 공통된 바램이겠지만~)

 

불쑥 이런 소식이 들려오니

나는 이미 그 시기를 놓친 거 아닌가 하는 느낌에 맘이 편치 않고

 

한편으론

나보다 먼저 비행 스트레스로 부터 자유로워질 그들이

한없이 부럽기도 하다

 

 

 

 

 

 

 

 

 

 

 

 

 

 

 

 

 

 

 

 

 

 

 

 

 

 

 

출처 : 설악산을 사랑하는 江原山房
글쓴이 : 비탈길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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