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사람이야기

식당에서

언덕위에 서서 2009. 10. 20. 09:22

1.

서장, 과장 3명은 각자 방이 하나씩 주어지니

특별한 일이 없는 한 거기 앉아 있어야 한다.

 

이게 좋기도 하고, 부담스럽기도 하다.

대부분의 결재가 인트라넷으로 이뤄지니, 특별히 설명이 필요한 사안 아니면

직원들도 앉은 자리에서 결재 상신하면 끝이다.

 

그러니 혼자 우두커니 앉아 컴퓨터 화면 들여다 보다,

오는 전화 받고, 출동대와 상황실간에 오가는 무전교신 듣고,

간혹  앵~~하는 소리에 불끄러 쫒아 가는 일 아니면

그야말로 독수공방 신세다.

 

그러다 12시 되면 넷이 복도에서 만나  

식당으로 내려 간다.

 

식당에는 4명분 식사가 차려져 있어 줄을 서지 않아도 되는데.

처음엔 이것도 부담스럽더니,

서장, 과장이 줄 서면 그게 또 직원들 부담주는 것 같아

차려놓은  대로 먹는다.

각자의 위치도 정해져 있고~~

 

2.

밥 먹다 출동 걸리면  그냥 쫒아 나가는 직원들 보기 뭐해서 

한마디 했더니~~

" 긴급출동에 대비해서 직원들에게 조금만 양보해 주세요"라고

외부인들 겨냥하고 안내문을 써 붙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2시에 내려가면 서너명쯤 외부인사들이

이미 자리를 차지하고 앉아 있다.

 

그 중 한 아줌씨~~

어디 근무하는지는 모르지만 항상 일찍 온다.

 

그이도 매일 앉는 곳에만 앉는데

그게 서장 자리와 등을 맞대는 곳이다.

그이는 통상 오른쪽 발을 의자 위에 올려 놓은 자세로 식사를 하는데

그러다 보니 의자가 뒤로 삐어져 나와 있다.

 

서장께서 배가 좀 나온 편이라  스페이스를 넓게 쓰다 보니

두 사람 의자가 뒤에서 거의 맞닿을 판이다.

실제로 밥 다 먹고 일어나다  상대 의자를 툭 치기도 하고~

 

식사하면서 자기네끼리 대화하는 목소리도 꽤 커서

종종 앞쪽에 앉은 우리의 대화를 방해하기도 한다.

 

3.

무료 급식하는 거 아니니 뭐라 할 수도 없는 노릇이지만

아무리 눈치가 없어도 그럴까 싶다.

계급장 서너개씩 달려 있고, 눈이 마추치는 직원들 인사하는 모습만 봐도

이 양반이 이 집 어른이구나 정도는 쉽게 알 수 있으련만~~

 

우째 그럴까 싶다.

눈치가 있으면 절에 가서도 새우젖 얻어 먹는다던데~~

 

아! 눈치 빠른 사람들도 있다.

금요일이면 메뉴가 좀 나은데(이를 테면 돈가스나 삼계탕~~)

 

그러면 줄 서 있던 젊은 처녀들,  얼른 문자 보낸다.

얼마 후 그 또래들 희색이 만연하여 우르르~~~ 몰려 들어 오고

 

ㅎㅎ 누군 너무 빠르고, 누군 너무 느려서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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