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사람이야기

이발소아저씨

언덕위에 서서 2009. 10. 20. 09:27
1.

다들 나 같은가 모르겠다.

매번 이발할 때가 되면, 오늘 갈까? 며칠 더 있다 갈까?

어찌보면 며칠은 더 버텨도 괜찮을 듯하고,

다시 보면 추레해서 당장 깍아야 할 것 같고~

그렇게 며칠 고민을 하다 이발소로 향한다. 

 

엊그제도 그랬다.

며칠 고민하다, 퇴근하는 길에 이발소로 향했다.

 

2.

전에 몇 번 소개를 해,

단골 이발소 아저씨가 어떤 분인지 알고 계시는 분들 있을 거다.

 

월남전 고엽제 피해자이고, 큰아들의 멘토이신데~

그러다 보니 이발 중 나누는 화제는 대부분 자식들 얘기 아니면 군대 얘기다.

 

그 날도 자연스럽게 애 얘기를 거쳐  월남전으로 갔다가

당시 중대장을 하시던 분 얘기를 거쳐

이발소에서 가까운 부대에 근무하는 모 장군 얘기로 흘러 간다.

 

여기서 이발하면 다른 장군들이 묻는다고~~

이발 잘했는데, 어디서 하냐고?

 

그렇지, 군인들 만큼 이발 자주하는 직업이 없지~~

 

예, 저희 후배되는 분입니다.

아! 그러세요~~

 

3.

그런데, 어째

아까부터 가운 위로 떨어지는 머리카락이

제법 길다~~~?

 

아뿔싸? 

면도하기 전 정신을 차려 보니

내 머리도 군대머리로 깍아 놓으셨네?

우짠다?

곧 날도 추워질텐데~~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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