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수요일 저녁
내 땅 산 사람들(아마 1~2년 내에 수억 벌거다, 춘천~서울 고속도로 땜에)과
잔금 받고, 한 잔 마시는 자리.
집사람 전화~ (이 사람 목소리는 뭔 일 생기면 더 가라 앉는 특징이 있다.)
지금 대전 가야 돼, 작은 아들이 기흉으로 을지대 병원에 입원했대~~
수술해야 할 지도 모르고~~
벌써 알딸딸해진 내 귀엔 전혀 현실감이 없는 얘기.
누구? 태욱이? 기흉? 언 놈이 때렸데?
2.
다음 날~
이틀 연가를 내고 고3 아들놈 간호(감독?)하러 내려 왔다.
엄마는 토요일까지 일 있다고 목요일에 올라가고~~
좋다. 죽을 병 아닌 바에야~~
고3이 공부 안할 수는 없는 노릇이고, (수능 며칠이나 남았다고~~)
가슴에 호스를 박은 채로, 계속 책을 본다.(보게 한다.)
인터넷 강의 들으라고, 컴퓨터 설치해 준다.
밥그릇도 받아다 주고~~
3.
기흉~~~~~
94년인가? 정말 싸가지 없는 대위 한 놈 군화발로 걷어 찼더니~
기흉이 됐다나 어쨌다나 해서
군사법원에 불려가 재판 받은 적 있는데~~
퍼뜩, 그 때 생각이 났다. 언 놈한테 맞은 거 아닌가?하고
(세상의 인과응보라는게 이런 거 아닌지~~)
다행이~
얻어 맞은 건 아니고, 삐쩍 마르고, 부지런히 키만 크는 놈들한테
이런 현상이 생긴단다. 스트레스 심하게 받으면~~
옆 방에도 고3 녀석, 같은 증세로 와 있다.
휴우~~~
4.
오늘~~ 토요일.
3일째다. 아들놈 옆에 붙어 있는지~~
처음엔 피차 좀 어색하더니만
이젠 아빠가 옆에 있어도 발 뻗고 눕고, 문자 보내곤 한다.
저녁엔, 학원 끝낸 친구놈들이 병원에 들러
소설책도 한 아름 갖다주고~~
우~ 몰려 와 치킨도 해치우곤 한다.
그러고 보니, 아들놈 제 발로 걷기 시작한 이래
가장 긴 시간, 부자가 함께 보내는 거 아닌가 싶다.
아빠야 이렇게 뿌듯 하지만
지 놈은 속으로 엄청 지겨워 하겠지.
(인강 듣다 언제 게임으로 돌렸니?
방에 전부 어른들이니, 인사 잘해라.
이래라, 저래라~~)
으이그~~아빠 빨리 가고, 엄마 오라니깐~~~하겠지.
이 놈아~ 너도 아빠 돼 봐,
아빠 못지 않을 테니.
내일 퇴원하라니, 그나마 다행인 줄 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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