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아파트생활임에도 불구하고, 언제부턴가 집안살림살이 이곳저곳에
손보고, 고칠 일들이 생긴다.
해서, 베란다창고 연장통에 있던, 드라이버, 니퍼 등 몇가지 공구를
거실 서랍으로 옮겨 놓았다.
그저 나사를 조이거나, 단순히 먼지를 제거하는 정도라면
둔한 내손으로라도 어떻게 해결이 되는데, 가전제품이야 어디 그런가?
작동 안되면, 그 순간 돈 들어 가는 거지~~~
며칠전부터 밥솥에 증기가 안 빠진다는 소릴 들은 터라,
비번인 오늘 아침 일찍 밥솥을 챙겨들고 나선다.
전기밥솥 폭발했다는 얼마 전의 뉴스도 생각나고~~
2.
그러고보니
금년이 결혼 20년차이고, 전역할 무렵 전자제품 일습 면세로 샀으니~~
대개 10년된 제품들이군. 고장 날 때도 됐다.
4년전 새아파트에 입주할 때 보니, 전자제품도 다 바꾸던걸~~
우린 아직도 대우 탱크탑 29인치 보고 앉아있으니, 쯫쯫~~~
우리도 어지간한 축에 들어 간다.
그 무렵엔 LCD 니 PDP TV가 너무 비싸서 못샀고
지금 보고 있는 TV화면도 쓸만했으니 그랬을게다.
이젠 대부분 가전 제품이 이곳, 저곳, 긁히고, 깨지고, 빠져나가고~
심심하면 작동이 안된다.
10년전이라면, 그렇게 고장나는 일 자체를 지겨워하고,
자존심도 상해하고, 당장 새 걸로 갈아 치웠을텐데
뭐~~ 그럭저럭 큰 스트레스 안 받고 산다.
3.
왜 그럴까? 그때보다 나이 들어서?
애들 다 커서 돈 많이 드니까?
아직도 쓸만 하니까? 아님, 술 마시느라?
글쎄~~ 다 이유가 되겠지만,
아마, 그 깨지고 긁힌 가전들이 모다 손에 익어서 그럴것이다.
새 기능 드립다 추가된 홈씨어터며, DVD 플레이어며~~
솔찍히 정신없고, 부담스럽다.
5년된 핸펀 바꾼지 한달이 다 되어 가는 데도
툭하면 헤매는 불편함 되풀이하기 싫어서~~
그래서, 그냥, 하루하루 사는 걸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