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일요일 저녘.
우리집의 채널 선택권은 가장인 내가 전권을 행사하는데
왠일로 일찌감치 와이프가 티브이 앞에 자리를 잡았다.
하도 진지하게 보고있어, 암말 못하고 나도 옆에 앉았다.
결혼전, 사돈내외가 함께 식사를 하는 장면인데,
어리숙한 신부부모와 날렵한 신랑부모,
특히 까실한 시어머니의 멘트가 정말 지독하다.
있는 태를 한껏내며, 한마디 한마디~ 보는 이의 맘을 불편하게 한다.
소위 닭살 돋는 대사를, 그에 아주 잘 어울리는 표정과 억양으로
암팡지게 내뱄는 "장미희"~
당장 리모콘을 눌러 뉴스채널로 돌리고 싶은 걸 참다, 참다,
" 저 여자, 정말 견디기 힘드네, 옛날부터~~"
" 작가가 누군지 정말 리얼하구만~~" 하는 식의 불평을 늘어 놓다, 마침내,
" 이거 언제 끝나?" 한마디 했다.
이게 결정타가 되어 버렸다.
2.
와이프가 벌떡 일어나더니, 웃옷을 챙겨 입고 휑하니 밖으로 나가 버린다.
순간 "아차차차~~~, 실수로구나" 하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지만,
우짤고, 이미 활은 시위를 떠났는데.
"으이구~~~ 한 십분만 더 참으면 될걸"
내가 맨날 다큐멘타리나 낚시채널을 끼고 앉았어도 절대 불평 안하는 와이픈데,
모처럼 맘에 드는 연속극 보는 와중에
옆에서 계속 간섭이 들어오니, 그간 쌓였던 감정이 폭발한 것이리라.
어쨋거나, 그깐 일로 당장 꼬리내리기에는 가장의 체면이 말이 아니라
나도 무게를 꽉 잡고 앉았다가, 와이프 들어오는 것도 모르고 소파에서 잠이 들었고
잠 깨보니 아침이 밝았다.
월요일 아침.
피차 감정이 풀리지 않은 채로 각자 멀뚱하니 출근한다.
나이 들어 이게 뭔 짓인고~~? 하는 생각도 들고,
사무실에 가자마자 찜찜한 보고거리가 하나 있는데
여러가지로 어수선한 감정.
그러다 가만 생각해보니,
웃기네~~
하필이면 그 연속극 제목이 "엄마가 뿔났다"냔 말이다.
일요일 저녘.
우리집의 채널 선택권은 가장인 내가 전권을 행사하는데
왠일로 일찌감치 와이프가 티브이 앞에 자리를 잡았다.
하도 진지하게 보고있어, 암말 못하고 나도 옆에 앉았다.
결혼전, 사돈내외가 함께 식사를 하는 장면인데,
어리숙한 신부부모와 날렵한 신랑부모,
특히 까실한 시어머니의 멘트가 정말 지독하다.
있는 태를 한껏내며, 한마디 한마디~ 보는 이의 맘을 불편하게 한다.
소위 닭살 돋는 대사를, 그에 아주 잘 어울리는 표정과 억양으로
암팡지게 내뱄는 "장미희"~
당장 리모콘을 눌러 뉴스채널로 돌리고 싶은 걸 참다, 참다,
" 저 여자, 정말 견디기 힘드네, 옛날부터~~"
" 작가가 누군지 정말 리얼하구만~~" 하는 식의 불평을 늘어 놓다, 마침내,
" 이거 언제 끝나?" 한마디 했다.
이게 결정타가 되어 버렸다.
2.
와이프가 벌떡 일어나더니, 웃옷을 챙겨 입고 휑하니 밖으로 나가 버린다.
순간 "아차차차~~~, 실수로구나" 하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지만,
우짤고, 이미 활은 시위를 떠났는데.
"으이구~~~ 한 십분만 더 참으면 될걸"
내가 맨날 다큐멘타리나 낚시채널을 끼고 앉았어도 절대 불평 안하는 와이픈데,
모처럼 맘에 드는 연속극 보는 와중에
옆에서 계속 간섭이 들어오니, 그간 쌓였던 감정이 폭발한 것이리라.
어쨋거나, 그깐 일로 당장 꼬리내리기에는 가장의 체면이 말이 아니라
나도 무게를 꽉 잡고 앉았다가, 와이프 들어오는 것도 모르고 소파에서 잠이 들었고
잠 깨보니 아침이 밝았다.
월요일 아침.
피차 감정이 풀리지 않은 채로 각자 멀뚱하니 출근한다.
나이 들어 이게 뭔 짓인고~~? 하는 생각도 들고,
사무실에 가자마자 찜찜한 보고거리가 하나 있는데
여러가지로 어수선한 감정.
그러다 가만 생각해보니,
웃기네~~
하필이면 그 연속극 제목이 "엄마가 뿔났다"냔 말이다.
댓글 7 개 이 글을...(0)
ㅎㅎㅎ 저는 매일 뉴스 아니면 다큐, 그것도 아니면 골프체널을 켜 놓고 있으니 별로 안좋아하죠...... 엄니가 뿔났다 뭐 그런 연속극류는 보지 않아 있는지도 ㅋㅋㅋ 옆에서 다른 얘기하면 슬거머니 내가 밖에 티비로 가면 바로 불러 세우던디~~~ 기냥 보라고 ㅎㅎㅎ 기냥 아웅다웅 사는게 행복이죠 뭐....... 그 모습 보기 좋으십니다. 08.04.15 10:24
뭐~~ 썩 보기 좋은 꼴은 아닙니다. 이 나이되면, 세계평화나 아프간 기아문제, 티베트 자유화, 팔레스타인 문제의 해법, 이런 화제가 부부 사이에 오가야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기껏 연속극 때문에 아옹다옹한다면, 소위 Nobles Oblize란 얘기 못하지요~~(심했나?) 08.04.15 21:23
한번 휑~~~ 해 보세요. 전권이 넘어 올지도 모릅니다. 한번에 안되면, 두번,~~ 08.04.18 09: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