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엊저녘 늦게 시작한 비가 아침까지 차분하다.
봄비 내리는 일요일 아침. 이 아침의 나른 함.
평화로운 풍경에 마음도 가볍다.
"국,국~ 국국~~~"
창밖에서 비둘기 울음소리가 들려온다.
저 녀석은 내 사무실 주위에서 산지 꽤 오래됐다.
한 겨울, 어스름 저녁놀이 질 무렵, 아니면 한 여름 다 늦은 저녁에
사무실 창으로 보이는 잣나무로 날아 드는 걸 오래 전부터 봐 왔는데~~
오늘은 어쩐 일인가?
아침 나절, 창 바로 앞에서 "국!국!" 울어댄다.
너도 나처럼, 봄비 때문에 마음이 편안해져 지르는 노랫가락이냐?
아니면 자연의 흐름을 쫒아 바야흐로 번식기가 시작됐음을 알리는 것이냐?
2.
세월은 이렇게 가고 있다.
어느 덧 봄날의 한 가운데 서있는 우리를 본다.
어제는 사람들을 사서 산밭에 소나무와 쪽동백을 심었다.
온 천지 노는 사람들인것 같아도 사람 품 구하기가 쉽지 않다.
누구는 감자밭으로, 누구는 채마밭으로~~
1~2주 전에 사람을 맞춰 놓지 않으면 , 제 때 파종하기가 힘든단다.
바야흐로 새 싸이클이 돌아가기 시작했다.
짐승도 사람도 세상만물 모두가~
( 그 나무한테도, 오늘 이 봄비가 새 소식이겠다~)
3.
새 봄과 함께~~
절대로 닮고 싶지 않은 사람 하나이 내 주변에서 멀어져갔다.
(평생 자리 보전할 것처럼 빳빳하더니~)
그 후 첫번째 주말이다.
비 때문에 맘이 편하고, 떠난 그 인사 덕에 여유롭다.
똑 같은 일을 해도 이렇게 다르게 느낄 수 있다는 사실에
화들짝 놀란다.
이 나이돼서도 이렇다는 사실이 다소 겸연쩍기도 하고.
가만!
우리 사무실에선 내가 어떤 존재일꼬?
혹 그 인사처럼 "오시범 조교" 역을 맡고 있지는 않을까?
오시범을 통해서도 교육이야 되지만~
일상이 온통 오시범이라면
그건, 아니다.
시범이 아니라 삶 그 자체이니까, 그래선 결코 안된다.
사람이 사람으로 인해, 지옥이 될 수도 있고
천상이 될 수도 있음을 결코 잊지 말아야지~~
그래~~ 좀 더 너그러워 지자.
봄비 내리는 이 아침의 들녘을 바라 보며
"당신멋져!" 라고 소리칠 수 있을 만큼.
( 당: 당당하게 살자.
신: 신나게 살자.
멋: 멋지게 살자.
져: 져주면서 살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