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사람이야기

봄비

언덕위에 서서 2008. 5. 3. 17:27

1.

엊저녘 늦게 시작한 비가  아침까지 차분하다.

봄비 내리는 일요일 아침. 이 아침의 나른 함. 

평화로운 풍경에 마음도 가볍다.

 

"국,국~ 국국~~~"

창밖에서 비둘기 울음소리가 들려온다. 

저 녀석은 내 사무실 주위에서 산지 꽤 오래됐다. 

한 겨울, 어스름 저녁놀이 질 무렵, 아니면 한 여름 다 늦은 저녁에 

사무실 창으로 보이는 잣나무로 날아 드는 걸 오래 전부터 봐 왔는데~~

 

오늘은 어쩐 일인가? 

아침 나절, 창 바로 앞에서 "국!국!" 울어댄다.

너도 나처럼, 봄비 때문에 마음이 편안해져 지르는 노랫가락이냐?

아니면  자연의 흐름을 쫒아  바야흐로 번식기가 시작됐음을 알리는 것이냐?

 

 

2.

세월은 이렇게 가고 있다. 

어느 덧 봄날의 한 가운데 서있는 우리를 본다.

 

어제는 사람들을 사서 산밭에 소나무와 쪽동백을 심었다.

온 천지 노는 사람들인것 같아도 사람 품 구하기가 쉽지 않다.

누구는 감자밭으로, 누구는 채마밭으로~~

1~2주 전에 사람을 맞춰 놓지 않으면 , 제 때 파종하기가 힘든단다. 

 

바야흐로 새 싸이클이 돌아가기 시작했다.

짐승도 사람도 세상만물 모두가~

( 그 나무한테도, 오늘 이 봄비가 새 소식이겠다~)

 

 

3.

새 봄과 함께~~

절대로 닮고 싶지 않은 사람 하나이 내 주변에서 멀어져갔다.

(평생 자리 보전할 것처럼  빳빳하더니~)

 

그 후  첫번째 주말이다.

비 때문에 맘이 편하고,  떠난 그 인사 덕에 여유롭다.

똑 같은 일을 해도 이렇게 다르게 느낄 수 있다는 사실에

화들짝 놀란다.

이 나이돼서도 이렇다는 사실이 다소 겸연쩍기도 하고.

 

가만!

우리 사무실에선 내가 어떤 존재일꼬?

혹 그 인사처럼 "오시범 조교" 역을 맡고 있지는 않을까?

오시범을 통해서도 교육이야 되지만~

일상이 온통 오시범이라면

그건, 아니다. 

시범이 아니라 삶 그 자체이니까, 그래선 결코 안된다.

 

 

사람이 사람으로 인해, 지옥이 될 수도 있고

천상이 될 수도 있음을 결코 잊지 말아야지~~

 

그래~~ 좀 더 너그러워 지자.

봄비 내리는 이 아침의 들녘을 바라 보며

"당신멋져!"  라고 소리칠 수 있을 만큼.

 

( 당: 당당하게 살자.  

  신: 신나게 살자.  

  멋: 멋지게 살자.  

  져: 져주면서 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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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아요. 제가 18년차에 의무사령부 군수과장할때 위에 있던 넘이 얼마나 사람을 못살게 구는지 전역지원까지 하게 만들었던넘..... 나뿐이 아니고 나중에 병과장할때 동기생이 그 밑에 있었는데 또 마찬가지..... 요즘도 그친구와 통화할때면 영낙없이 안주로 등장한답니다. "모모가 너에게 안부전하더라"하면 이친구 바로 "그 도그시끼! 하며 게거품 물던데요? ㅋㅋㅋ. 퇴직하고 전화하면 아무도 안받고 지금은 화천쯤인가 어디에서 나무키우고 있다는데......지금도 한마디 하고 싶습니다. "얌마! 너 그렇게 살지마"하고 ㅎㅎㅎ 08.03.24 09:59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08.03.23 23:12
그 인사~~ 실명을 메일로 내게 보내주시요. 화천 지역이라면 내가 손좀 바 줄 수 있을 지 모르니~~ 아니, 최소한 누군지는 알고 있어야 겠으니~ 08.03.24 20:26

비덕분에 여유로운 하루 갖으시네요 말로는 봄이라 하지만 별로 느끼지 못햇는데 오늘 목련꽃 개나리 핀걸 보면서 깜짝 놀랫어요 우와 봄이구나하구요 ㅎㅎㅎ 비탈길님 당신멋져 충분히 들을수 잇는분 맞죠 고운밤 되시구요 ^^* 08.03.23 23:12
봄이 분명합니다. 멋진 건 제가 아니라 봄을 느끼며 깜짝 놀랄 수 있는 은경씨인 듯하구요. 08.03.24 20:27

^^* 08.03.24 10:39
~~~ 08.03.24 20:26

당신멋져~~ 건져갑니다^*^ 08.03.24 19:33
네~~ 저기 충청도 어느 교육청에서 공문으로 시달한 약어랍니다. 전화 받을 때마다 "안녕하세요" 대신 쓰라고 했다나 하는~~~, 별일 없으시지요? 08.03.25 07:59

가을에 수확을 하고자 하면...이즈음에 부지런을 떨어야 한다 하지요....며칠 밭에가서 밭을 들여다 보면서...한숨만 쉬다 오네요....무엇을 어떻게 심어야 할지....정답이 나오지 않는 밭뙈기....늦은 봄지나면..무언가 바리바리 들고 올 수 있을런지입니다....ㅎㅎ 08.03.24 19:55
요즘들어 밭이 도시인들에게는 공포의 대상이지요. 장마철 잡초 크는거 보면 겁이 더럭 나구요. 사람쓰려면 품삵이 보통 아니고, 그러게, "농사나 짓지~"하는 말, 쉽게 함부로 하는 거 아니랍니다. 08.03.25 08:00

사람이 사람으로 인해, 지옥이 될 수도 있고 천상이 될 수도 있음을 결코 잊지 말아야지~~ 맘에와 닿는 글귀입니다 08.03.27 18:59
네~~ 정말 그렇더라구요. 나로 인해 다른 사람이 삶이 지옥이 되면 안되는데~~ 08.03.28 12:57

당.신.멋.져~~~란 멋진 글귀 가슴에 담아보며 고은미소지어 봅니다...늘 당.신.멋.져란글속에 행복만땅~~!^^* 08.03.30 20:03
ㅋㅋㅋ~~ 고은 미소 짖는 얼굴에도 행복 가득하시길, 건강하시지요? 08.04.01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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