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의암호반에 있는 내 오랜 낚시터에 조정용 부두시설이 설치된 후
낚시터 내놓으라고 떼를 써, 그 시설에서 낚시를 하도록 허락 받았다.
처음엔 그 시설에 다른 사람들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철조망도 치곤하더니
이젠 그도 귀찮고 불편한지 모두 철거해 버려, 나뿐만 아니라 도나 게나
다 들어와 낚시를 하지만~~
연휴에, 대전에 유학가 있는 둘째 놈이 올라왔다.
“낚시 갈래?” 하니 “ 네~”하며 흔쾌히 따라 나선다.
두 부자가 전용 낚시터에 자리를 잡았다. 사실 이 부자 동반 낚시를 위해
낚시의자도 한 개 더 사고, 낚시도 다시 매는 둥 나름대로 신경을 쓴 것도 사실이지만,
그 덕인가, 이 녀석이 50Cm급 누치를 서너마리 낚아 냈다.
그것도 낚시터 주변에 관중이 여럿 있는 상황에서~~,
내도 몇마리 보태니 큰 놈, 작은 놈 합쳐서 10마리다.
이만하면 낚시는 대 성공이고, 이 녀석 눈치를 보니 이젠 완전 낚시꾼 다 됐다.
큰 놈도 꼬셔서 낚시꾼을 만들어야 하는데~~
2.
그러저러 낚시터에서 밤은 깊어가고, 배는 출출해지니
핸펀 뒀다 뭐하나? 집에 있는 식구들에게 전화한다.
“고기 구경 오라고~~ 그리고 오면서 요깃거리 좀 가져오라고~”
한가위 휘영청 달 밝은 강가에서
집사람이 내미는 군고구마를 받아 먹는 맛이라니~~
바야흐로 “골프장에서는 골프 잘 치는 사람이 대접 받는 거고,
낚시터에서는 고기 잘 잡는 사람이 왕이 되는 것 아니겠는가?“ 말이다.
3.
“요 작은 건 누가 잡았니?” -“제가요.”
“요거 잡을 때 기분이 어땠니?” - “가벼웠어요.”
이 제일 큰 고기는? - 그것도 제가요
“이 큰 거 잡을 때는 어땠니? ”- “무거웠어요.”
“그게 다니?, 뭐, 가슴이 마구 뛰고 그렇지 않았니?” - “네? 네~~”
옆에서 집사람과 아이가 나누는 대화다.
“으이구~~”
“네라니? 가슴이 뛴다는 얘기냐? 안 뛴다는 얘기냐~~?”
이 놈의 단답형 답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