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산이야기

구조 에피소드

언덕위에 서서 2006. 11. 4. 13:00
1.
한 4~5년 된 것 같다.
일요일엔 식당일 도와 주시는 아주머니가 쉬시니
통상 짜장면으로 점심을 때우는데~~

막 도착한 면을 개봉하려는 순간, 전화가 울린다.
화천 용화산 직벽에 암벽하다 정강이 골절된 요구조자 있단다.

짜장면 그대로 상위에 남겨두고, 항공기로 뛴다.

그때 휴대폰이 울리는데, 요구조자란다.

"식사하셨어요?
아니~ 다리 골절 됐다는데 밥이 넘어 가겠수?
에이~~ 식사하고 오셔도 되는데, 정말 죄송합니다."

정말 죄송해도 되지, 구조 갔다오면 짜장면이 떡이 돼 버릴 테니~~

구조를 마치고 돌아와서, 대원이 하는 말.
" 누가 구조대원이고, 누가 요구조자인지 구분이 안 가더만~~
요구조자가 이거 저거 지시하고, 안전감독하고~~ ㅋㅋㅋ"

그럴만도 하지.

그날 요구조자는 모 소방서의 구조대장이었고
비번날마다 암벽타러 다니는 매니아였으니~~~

그 날 이후, 그 구조대장은 나만보면 괜히 미안해 한다.
짜장면 불면 어떤 맛인지 피차 다 아는 처지니~~



2.
18일~
2일 전부터 봉정암에 무릎부상 할머니가 있었는데 안개로 못뜨고 있던차
희운각에 또 무릎부상자가 1명 있단다.
1회 출동에 2명이면 기분도 괜찮아지고~~
마침 기상도 그럭저럭 호전되어 이륙했다.

2명 구조하여 돌아오는 길에, 구조대원과 구조한 남자가 긴긴 대화를 나눈다.
( 대화가 아니라 악을 쓴다, 헬기소음 땜에~~)

왠일인가~~~? 구조하다 뭐가 잘못됐나?

기지에 도착하여 왠일이냐 물어보니~~
그 요구조자 서울서 근무하는 경찰관이었단다.

그러면서,
"정말, 미안스럽다고~~~"
"고생하시는데, 공무원이 폐를 끼쳤다고~~"

뭐~ 괜찮다. 그 정도 양식이면~~~
경찰관이라고 뻣대는 사람도 있던데~~


그 양반, 나중에 교통신호 위반한 소방관보면,
엊그제 일 생각하길 빌면서~

그래, 담엔 어떤 공무원이 헬기 부를텐가?
안 부르면 더 좋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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