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戀書 75통 (그녀와의 추억)

33,34-84년

언덕위에 서서 2006. 1. 2. 16:27
 

19840611

지금 내 꼴을 보면 웃을 거다.

3시간 정도 비포장도로를 트럭으로 달렸더니

사람 반 먼지 반이다.


10분간 휴식을 하는 곳에 마침 우체국이 뵈길래,

와서, 엽서 한 장 사고, 경(京) 생각하고,

어느 동네인가 하면...(지도를 보니까)

공주사대에서 북쪽으로 3km 쯤 떨어진

와룡동이란 곳이다.


우체국 아가씨가 참 예쁘다.

군복 입은 사람 어쩌다 보는 지 

서비스도 좋고...

           6. 12. 16:00


19840619       대위 연세대 학부 위탁교육

사람을 만나고 알아 가는 것이 어쩜 다 부질없는 것인지도 모르는 데

이렇게 앉아서 사람 생각만 하고 있다니. 나도 아니고 남 생각을.

아니다. 남이 아닐지도 모른다. 내 안에 들어와 있는 사람이니까.

만난지가 한 달인데 ( 몇 년보다는 그 한 달이 내겐 더 의미가 있는

거니까 )

어쩜 이렇게도 아무런 거부감없이 이만큼 받아들여 놨을까가 사뭇

의아해. 시험공부에 절대적으로 방해를 받을 만큼 말이지.

   .... ( 쪽박새가 울고 있어, 뻐꾸기도 ) ....

만나게 된 것, 동기, 이유, 이런 건 난 굳이 따지기 싫고,

내가 따르는 하느님 뜻이겠지. 내게 주시는 건 다 은혜니까.

그것도 은혜겠지. 그럼 감사해야지.

조금 전 미사 시간에 생각한 거야. 감사드렸어.

시험 반 치렀고, 내일 하루 거른다고 이렇게 여유 부리고 앉아있지.

열심히 하고 있어 끝내 놓고 아쉽고, 억울하지 않으려고.

자랑스럽게도 paper 작성도 안하고 F는 안 나올꺼야.

이러다가 나머지 시험 망치면 어쩔려구 이러나.

옛날엔 한 번 봐도 되는 거 이젠 서너 번 봐야 제대로 recall을 해낼

수 있는   - ‘늙어감’ -을 실감하면서, 빽빽하게 메꾸고 나오는 그

쾌감도 느껴가면서 - 전체적인 기분은 씁쓸해.

멍하고 앉아있느니 보담은 편지라도 써야겠다 싶어 시작한 건데

새삼 느끼지만 말이나 글의 한정성이야. 그 많은 생각들을 어쩜 이만큼 밖에 쓸 수 없을까 하는 것, 한가지 방법은 읽는 사람이 다 읽어주는 방법이 있긴 한데, 글쎄.

공부해야지.

나흘 후 건강하고 기쁘게 만나.

                                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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