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사람이야기

40 넘으면 자기 얼굴에 책임을 져야한다는 데

언덕위에 서서 2005. 12. 1. 11:24
달력이 마지막 장 하나 남았다.
서른밤 자고 나면 바꿔 걸어야 할테지~~

1. 소음 측정기

3~4주 전 드디어 윗집 숫코끼리와 한판 붙었다.
" 왜 한밤중, 새벽까지 끊임없이 꿍꿍 거리냐?"
" 그것도 못 참으면 아파트에서 살지 말고 나가라"
" 니가 뭔데 나가라 마라 함부로 지껄이냐?"

이런 줄거리로 10 여분 통로가 떠들썩하게 소리지르다
끝으로 그 집 온 식구 스트레스 받을 선언을 하고 내려왔다.

" 소음 측정기 설치해 놓고 소음이 일정 수준 넘으면 그 날로 고소하겠다고~~"
" 맘대로 하라 "고 큰소리는 치더만 그날 이후로 소음이 1/4로 줄었다.

인간들~~ 점잖게 말할 때 조금만 신경 쓰지~~~

그나저나 설치하지도 않은 소음 측정기 땜에 계속 신경쓰이겠군.
당해봐라. 우리 식구 씩씩대며 참은 만큼~~


2. 운전습관

내가 사는 아파트는 주차장이 넓어 밤 늦게 귀가해도 주차를 할 수가 있다.
그런데도 초저녁부터 꼭, 코너 부근이나 다른 차 빼는데 방애가 되는 곳에
주차를 하는 인간들 있다.
입주한지 몇년되다 보니 그 차가 누구네 찬지 빤히 다 아는 처지인데도
계속 그렇게 주차를 한다.
장애인 주차장이건 어디건 구분도 안하고~

게다가 그런 사람일수록 출근길엔 얌체처럼
다른 차 앞질러 아파트를 벗어난다. 평생 그러고 살 것이다.
뒤따라가는 사람, 아침부터 식식거리거나 말거나~~


3. 활성산소

긴장하거나 열 받으면, 또는 과도한 운동을 하는 경우에
우리 몸속에서 활성산소가 생긴다고 한다.
이 활성산소가 노화의 주범이란다. 노화란 곧 세포의 산화에 다름 아니므로~~

그럼 난 뭐야~~~?
거울을 본다. 머리를 짧게 깍아서 철다구니 없어 보일 뿐이지
요 구석 조 구석 산화, 노화의 징조가 이미 다 스며있다.
당연하지~~ 이 세상 온갖 일에 다 열받고, 조바심하며 살아 왔으니~~
그럼! 당연하지, 늙는 게~~


4. 얼굴표정

지난 여름 춘천에 장사익씨가 왔었다.
관중석에 젊은 수녀님 두분이 앉아 있는데 이 분들도
장사익의 "찔레꽃"을 좋아하는가?

기대에 찬 표정으로 가만가만 얘기를 나누고 있는 모습이 좋았다.
보는 사람의 얼굴에 절로 미소가 생겨나게 하는 맑고 천진한 표정이라서


그 양반들 활성 산소 안 생기게 가만가만 인생을 사나 보다.
신앙생활도 결코 쉬운게 아닐텐데 어찌 그런 표정으로 살까?
나처럼 윗집이나 얌체 운전자 같은, 세상 일로는 열 안 받는 무슨 비결을 터득했나?


이거~~~
또 달력이 한 장 넘어 가는데,
거울 쳐다보니, 그 속의 못 생긴 얼굴표정 땜에
활성산소 또 생겨나는 것 같다.

어쩌나?
나이 40 이면 자기 얼굴에 책임을 져야한다는데~~
50 이 되고도 이렇게 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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