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아들에게

#14(5.9) 어제밤 40Km 행군했겠구나:아빠

언덕위에 서서 2012. 5. 9. 10:21


어제는 어버이날이었다만, 엄마아빠가 다 바빠서 늦게 집에 모였고 형도 많이 피곤해 해서 저녁도 같이 못먹은 날이었단다.

전 날 형이 마련한 꽃바구니가 덩그라니 식탁을 지키고 있더구나~ 게다가 네가 그 시간 힘든 행군을 하고 있으리란 생각에

너의 빈자리가 더욱이나 크게 느껴졌다. 

 

40Km 유격행군은 너희뿐 아니라 군에 다녀온 모든이들에게 상당한 무게로 오래 기억에 남아있는 소중한 경험이란다.

엄마,아빠를 포함해서~

발바닥에 물집이 잡히는 걸 10분간 휴식시간에 짜내고 절뚝거리며 걷다보니, 여명이 밝아오는데,

밤새 비포장도로를 걸은 탓에 얼굴이 마치 무대분장을 한 듯, 입과 눈주위만 제 빛깔이고 온통 뽀얀 먼지로 뒤덥혀 있던

동기들의 얼굴을 보고 웃던 기억이 새롭다.

 

그 40Km의 길은 너희들 모두에게 똑같은 거리였지만, 그 길을 걸으며 체득한 교훈의 무게는 각자에게 전혀 다른 양과 질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드는구나. 똑같이 힘든 상황이지만, 나는 할 수 있다라고 스스로를 겪려하며 자신있게 내걷는 발걸음과

어떻게 하던지 이 힘든 과정을 회피하려는 자세로 걷는 발걸음은 분명 많이 다를 것이 아니겠니?

 

물론 우리아들은 낙오의 유혹을 결연히 뿌리치고 자신있게 40Km의 역경을 훌륭하게 완주했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만~

자~ 또 다른 하루가 밝았고 너희들의 수료식 날짜는 하루 더 가까이 왔다.

힘내라 고지가 바로 저기인데 예서 말 수는 었는 것 아니겠니?

곧 멋진 모습으로 만나자 온 가족의 사랑과 기도를 함께 보낸다.

     

                                            5.9 아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