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사람이야기

[스크랩] 상심의 바다~

언덕위에 서서 2011. 11. 27. 18:28

1.

젊은 나이에 군에서 제대한 후로 평생 직장생활을 하지 않으신 아버님

양돈사업하다 사료값에 돼지 다 날리고, 결국 평생 뚜렸한 직업 없이 지내셨는데~

그 평생~ 가슴속에 묻어두고 사신 응어리는 어떤 빛이 었을까?

 

그 응어리 때문에 저녁 어스름이 깔릴 때 쯤, 늘 술취한 모습으로 귀가하시곤 했나 보다

그 아버님을 대신해 2남2녀 뒷바라지를 다 해야만 했던 어머님 가슴속은 어땠을까?

그저~  자식만이 미래의 희망이었고, 유일한 보상이었을 텐데

 

자식 다 크고나니,  어머님의 기대와는 많이 다르고

심지어 나이든 게 죄가 되어 자식이 어렵게만 느껴지셨던 것이다~

 

그 상심의 바다~

 

2.

오늘이 큰 놈의 24번째 생일이다

엊그제 한달여 근근히 나가던 장애인 고용업체로부터 짤렸다.

아예, 말을 못하던가, 지능이 떨어져 시키는 일만 꾸벅꾸벅하면 밉지나 않지

이제~ 제법 자기 의사를 표현할 수 있게 되자

 

본인의 의지와는 별개로, 듣는 사람 기분 확 나빠지게 하는 표현들이

퐁당퐁당, 그 아이 입에서 쏟아져 나오는 것이다 - 그게 이 아이의 장애인데~

주변 사람들이 그걸 이해해 줄 리 만무하다

 

멀쩡한 놈이 싸가지 없는 짓거리만 골라가며 한다고 말하지~

 

3.

엄마는 오늘도 늦는다.

 퇴근하며 아빠가 케익과 와인 한 병을 샀다

 

녀석~ 짤린 후엔 얼마나 아빠 눈치를 보며 주눅이 드는지

그 모습을 보는 내 속이 다 녹아 내린다.

 

그래~ 오늘 늦게라도 네식구 모여 한잔하며~

속내 털어 놓고 얘기해 보자

 

아빠도 이즈음의 매일이 많이 힘들단다

엄마는 우리 세 남자를 보며, 진즉 아빠의 어머니같은 속내가 되어 있을 것이고

 

너네 둘은 어떠냐?

 

너네도 부모의 상심의 바다 속을

속 저리게 느낄 수 있는 거니~~~?

 

 

 

 

 

 

 

 

 

 

 

 

 

 

 

 

 

 

 

 

 

 

 

 

 

출처 : 설악산을 사랑하는 江原山房
글쓴이 : 비탈길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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