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사람이야기

전화번호판

언덕위에 서서 2010. 7. 30. 12:33
1.

아침에~~

어제 마신 술 덜깬 상태로 사무실에 앉아 있는데

(물론  출근하자마자 읽어야 할 보고서 다 읽고, 지시할 사항은 지시 하고 나서)

방문이 다소곳이 열리며 왠 여자애(?)가 들어 온다.

누구? 새로 전입 온 여직원인가?

 

"학생인데요. 한국 사이버 00대 재학 중이구요~~~~"

양말, 벨트  서너가지 내 보이는데,  그 중 차에 붙히는 전화번호 알림판이 눈에 띈다.

"그래요?  얼만데?"

"네, 시중에서 1개에 9천원인데, 2개 한 셋트에 8천원 입니다."

담담하지만 자신있고, 예의 바르다.

 

서너가지가~~ 파격이다.

아침에,  사이버대학

내가 아직 덜 깨서 아주 감상적일 수 있다는 것

 

"그래요?"

"커피 드시는가?"

"내꺼하고 집사람꺼 두개 새겨줘요~~~여기, 2만원~~"

(2만원밖에 없었다)

 

 

2.

그 친구~~~

고등학교 다니다 중퇴하고, 신문 팔던 내 기억을 되살렸다.

저녁에  다방에 가서 석간신문을 팔았었는데

"신문 보시죠~~~" 소리가  목에 걸려서 도무지 나오지 않는 것이다.

"꺽~~ 꺾~~~"

정말 이상한 소리가 나왔다.

 

세대가 바뀌어서 그런지

우리 애들을 봐도 알바하는 거 자랑스러워하고~

아침에 그 친구도

자신있고 당당하더만~~~~

그게 기쁘고 맘에 들었다.

 

겪은 만큼 느낀다고

너 이놈!!

내가 술이 덜 깨서 그런게 아니라~~~

 

내게도  그런 기억이 있단다. 

 

열심히 살아라. 넌 뭘해도 하겠다.

몸에 밴 모든 것이 당장 사람 맘 끌겠다.

 

사이버대~~ 맞을 거다.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함축된 의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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