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늘~ 12월 15일.
춘천소방서 개서(開署) 63주년이 되는 날이다. 강원도에서 제일 먼저 개서한 소방서다.
아울러 내가 소방서에 내려온 지 꼭 1년이 되는 날이기도 하다.
1년 전.
참담한 마음으로, 쭈삣쭈삣 내려 온 불청객을 기분 좋게 맞아준 직원들에게 감사하며
몇 잔 소주를 받아 마시던 중~~~
소방서 옆 아파트 모델하우스에 불이나, 허겁지겁 쫒아 나갔던 기억이 생생하다.
화재현장에 쫒아 나가긴 했는데, 이거~~ 뭘 어떡해야 하는지, 황당했던 기억도 생생하다.
1년의 과정을 겪는 동안, 이제 불끄러 가서도 크게 당황할 일 없어졌고~~
직원들 아리고 가려운 부분도 많이 알게되니, 이제 과장으로서 자리를 잡아간다해도 될 듯하다.
오늘~~
직원들에게 잔을 권하며, 맘 속으로 다시 감사를 전한다.
1년 전, 나 많이 외로웠다우~~~
한편으론, 오늘 또 큰 불 나는거 아닌가? 은근히 걱정도 됐지만
무사히 하루 해가 저문다.
그간 크게 욕 먹을 짓은 안한듯,
잔을 받으며 한마디씩 되돌려 주는 직원들의 격려가 따뜻하다.
"내년엔 꼭 승진하세요~~"
"그랬으면 좋겠지만, 승진을 내맘대로 하는건가 뭐~~~"
말 끝을 흐리지만, 당신 그 덕담이 내게 얼마나 든든하게 다가 오는지 모르시지?
승진이야 안하면 어때~~~?
당신들 맘 속에 그런 이미지로 남아 있다는 게 반갑고 고맙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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