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12. 31일 둘째 놈이 느즈막이 집으로 왔다.
고3 방학이니, 이제 대전에서의 3년 생활을 마감하는 날이렸다.
짐 다 싸 놓고 왔니? 하는 즈 엄마 물음 예~~~하고 자신있게 대답한다.
식탁에 네 식구가 둘러 앉으니 모처럼 집안이 꽉 차는 느낌이다.
다행이다.
특히나 늘 혼자 지내던 즈 형에게~~
그 동안 수능이다 뭐다해서 참고 있던 주문이 있는대로 쏟아진다.
운전 면허 준비하고, 주민등록증 만들고, 운동 한가지 등록하고 등등.
엄마, 아빠가 주문을 해대니~~ 형이라고 큰 놈도 잔소리를 해댄다.
알았어, 형~~
의젓하게 대답해 준다.
그러고 보니, 이 녀석 키도 제법 컸고,
목욕탕에서 등판을 밀어 보니 골격도 제법 단단해 졌다.
2.
다음 날이 아버님 제사다.
방학 맞아 모처럼 시간이 난 집사람이 제수 준비를 한다.
그 옆에서 두 형제가 붙어 앉아 전을 부친다.
둘째 놈이 연신 입으로 가져가니~~
형이라고 또 한마디 한다. 자꾸 먹기만 하면 언제 제사 지낼 음식 챙기냐고~~
허허~~ 그 말도 맞다.
그런 느이들 모습에 할아버지도 기분 좋아 하실게다.
소파에서 뒹굴고 있는 내게도 집사람이 한 접시 챙겨다 준다.
이왕이면 소주도 한 병 주시지~~~
잔도 좀 주시고~~ 자, 엄마도 한 잔,
술이라면 손사래를 치는 큰 놈은 건너 뛰고
"아버지 닮아 술도 좀 하는 편이예요~~"라고 써 보낸 둘째 놈.
너도 딱 한 잔~~~
뭐라고? 한 잔 가지곤 간에 기별도 안 간다고?
그래, 그럼 한 잔 더~~~
창밖엔 눈이 내리고, 불판엔 전이 익어 가고
거실에는 주흥이 도도해져 가고~~~~~~~~~~~
그래, 새해엔 매일 이렇게 기분 좋게 살아 가자.
조상님의 음덕도 듬북 받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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