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시험 전 날.
엄마, 아빠가 응원 차 대전으로 내려 갔다.
하루만이라도 맘 편하라고 이런 저런 기분 좋은 소리만 해준다.
일찍 자라는 말에 시원하게 잠자리에 든다.
엄마, 아빠야 맘이 편할 수 있나? 밤새 몇 번을 자다깨다 했지.
그렇게 어수선한 밤이 가고 날이 밝는다.
시험 당일 날도 늦잠이다. 참 대단한 놈이다.
시간은 급한데, 식탁에 앉아 꾸역꾸역 밥 한그릇 다 해치운다.
참다참다, 한마디 한다.
" 그러다 늦겠다. 차 밀릴텐데~~"
" 예? 예~~"
그러곤 이것저것 챙겨 밖으로 나온다.
차는 이미 대기하고 있고~
근데~~ 이 놈 봐라. 시험 보러 가는 놈이 샌들을 끌고 나선다?
확 올려 붙히려다가, 꾹 참고 한마디 한다.
" 이건 아니다. 운동화 신고, 샌들은 신발주머니에 넣어서 가져가라."
어기적거리며 보따리 또하나 챙겨 든다.
으이구~~~
2.
그 주말~
수능 끝나고 수시2차 보러 서울 간단다.
올해 3학년되는 지 사촌 누나가 재우고 길 안내 해줄 꺼고~
고맙지~~~
저녁에 이 누나와 통화한 집사람 왈~~
"걔, 서울까지 샌들 신고 와서, 누나가 신발 새로 사 신겼데~~"
"와~~, 이거 봐라?"
3.
아침에 엘리베이터에서 군복입은 중위를 만났다.
늙수구레 한 데다 머리도 긴 걸보니 군의관인 것 같다.
물어보니 맞단다.
어렵쇼?
모자 안쓴 건 이해가 가는데(?), 이 친구도 샌들을 신고 있다.
군복에 샌들~~~~ 이거, 참
내 새끼, 남의 새끼 할 것 없이 왜들 이러나?
내 성질에 그냥 못 지나가지.
"여보, 내도 군생활 20년 한사람인데,
복장이 어째 이렇소?" 하니~~~
대답이 걸작.
" 아! 예, 어제 족구하고 그냥 퇴근을 해서~~~"
" 당신 혹 수능보러 갈 때 뭐 신고 갔었수?"
" 예?, 아, 예~~~~"
내 주변에 당신 비슷한 놈이 하나 있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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