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사람이야기

곰탕 뎁히기

언덕위에 서서 2007. 4. 9. 17:04
1.
4월이 잔인한 달인데 매년 식목일,청명, 한식이 이어져 있는
첫째 주가 특히 그렇다.

4.5(목) 비번
혼자 점저를 해결해야겠는데, 어쩔까? 이런저런 궁리 중
아! 집사람이 곰탕 국물 사다 놓은 것 있지~~
냄비에 부어, 가스불에 올려 놓는다. 약한 불에 은근히 덥히라 했던가?

소파로 돌아와 TV를 켠다. 어디 산불난데 있을까봐~~

2.
조금 후 사무실에서 전화가 온다.
내일 설악산 소공원에서 소방관들이 나서서 "산불방지 캠페인"하는데
헬기로 공중방송하러 가겠다고.

그래, 내가 사무실에 갈께.

헬기 이륙하는거 보고 3시간쯤 지난 후 집으로 돌아왔다.


3.
문을 열자마자, 코를 찌르는 고약한 냄새, 아뿔싸~~
컴컴한 거실에 꽉 들어찬 연기, 후닥닥 튀어 나오는 고양이.

번개같이 가스 잠그고, 급한대로, 냄비에 물붓고,
열수있는 문은 모두 열어 제낀다.
냄비안에 남아있는 숯덩어리는 냄비째 갖다 버리고.

우띠~~~~~ 산불땜에 정신없어, 소방관네 집 불낼 뻔했네.

그나저나. 4일이 지나도 온통 집안에 밴 이 냄새는 어떻게 해결하나?
탈취제 한 통을 다 뿌리고, 방향제를 새로 사다 이곳, 저곳에 놓아 두어도
그 매캐하고 골 아픈 냄새는 끈질기게 집안에 남아,
아찔했던 순간의 기억을 되돌려주고 있다.

띠겁했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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