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살면서
1. 도로공사
2. 산책로와 소양강 처녀상
3. 의암댐과 혁신도시
4. 시민들~·;
1. 도로공사
孟母 三遷之敎에 비할 수야 없지만, 하여간 두 아들놈의 등,하교를 고려해, 학교 인근 아파트로 이사한 지 5년차다.
그사이 큰놈은, 거실에서 빤히 내려다보이는 중학교를 거쳐, 그 옆의 고등학교를 졸업했고, 둘째 놈은 도보로 20분쯤 거리에 있는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지형이 졸업한 중학교의 3학년이 되었다. 그러니, 두 놈 다, 학교가 멀어서 성적이 안 올랐다거나, 아빠 출근길에 차 태워 달라는 말은 애초에 꺼낼 수가 없는 상황이다. 5분 거리에 학교가 있으니까~
헌데~~ 그 거리도 걷기 싫어, 자전거를 끌어내리는 애를 말리고, 아빠차로 태워다 주는 것이 올해로 3년째다. 물론 매일은 아니지만, 날 질고, 바람 부는 날이면, 어른 맘이 불안해 자전거로 등,하교 시키기 불안한 것이다.
왜냐고?
그 거리( 아마 1Km가 채 안될 것 같은데)에 3년째 도로 확장공사가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 걸 3개 구간으로(대략 300m 정도로) 나누어 매년 새로 공사를 시작하고 마무리 한다. 한번에 4~5개월씩 걸려서~
내가 사는 곳만 그런 게 아니라 매년 춘천시 전역에 그런 옹색한 공사판이 벌어진다.
물론 이해가 가는 바 없는 건 아니다. 중소도시의 숙명이라 할, 적은 예산으로 이 동네, 저 동네 표심 잡으려니, 그렇게 100m, 200m씩 잘라서, 포장하고, 먼지 피워야, 시장, 시의원이 뭔가 하는 모양이구나 하고, 면이 서는 것이겠지~
그런데, 나처럼, 3년을(애 둘이 학교 다 졸업하도록) 같은 장소에서 먼지 피우고, 질척대고, 차 흐름이 막히는 곳에 살아봐라~
그런 꼼수에 표주고 싶은 마음 생기는지, 길이라는 게 한 곳에서라도 쭉 뻗어있어야 제 역할을 하는 것이지, 곳곳에서 파 제껴, ‘뭔가 하고 있습네?하는 게 제 역할이냐?
이 순 비호감 長씨 같으니~
2. 산책로와 소양강처녀상
의암호변을 따라, 붉은 색 도료가 섞인 가는 모래로, 산책로를 만들어 놓았다. 경치 좋고, 공기 좋아 많은 시민들이 수시로 걷고, 뛰고, 인라인이며, 자전거를 탄다. 중간 중간, 벤치며, 운동시설까지 설치해 놓아, 아마 춘천시민들 건강증진에 그 역할이 지대할 것임이 분명하다. 그런데, 여기도 문제가 있다. 산책로가 강뚝을 따라 설치되어 있어 양옆으로 아카시아며, 키 큰 쑥대, 이름 모를 덩쿨식물이 가지를 뻗는다. 그러면 산책로는 그 폭이 반으로 좁아들고. 이른 아침이나, 늦은 저녁, 그 식물줄기에 맺히는 이슬이나, 거미줄 등이 산책객을 성가시게 한다. 길이 좁아지니, 오가는 사람이 어깨를 맞부딪치게 되고, 자전거라도 달려오면, 정말이지, 이 산책로 관리 책임자 누군지, 하루에 8시간 동안 이 산책로 걷게 해야 할 것 같다. 제초작업 때를 못 맞추면 시민들이 어떻게 스트레스 받는지 체감하도록~
왜 이렇게 제초 작업 안하는지~(안하는 게 아니라, 장마철 지나, 늦가을 더 이상 풀도, 나무도 자라지 않게 되고, 날이 쌀쌀해 사람들 통행도 뜸해 진 다음에 제초 작업한다.)
그 멋지게 뻗은 산책로의 어느 구간은( 이 길도 아마, 10년도 더 걸려, 구분동작으로 만들어 졌을어 져서 그럴게다) 이음매가 한겨울 얼음 솟듯 올라와 있고, 어느 구간은 가뭄에 논 바닥 갈라지듯 한 것을 시멘트로 대충 메워 놓아, 여차하다가는 인라인 신은 채로 처박기 십상이다.
그 길의 한쪽 끝에는 멋있는 인조 잔디 축구장을 만들어 놓았다. 일정액의 사용료만 지급하면, 밤새도록 축구고 미니 축구고 맘껏 할 수 있어, 인기가 높다. 그런데, 그 축구장에 연이어, 오폐수 처리장과 음식물찌꺼기 처리장이 설치되었다. 나처럼, 냄새에 민감한 사람은 그리로 난 산책로를 한번 지나는 것만으로도, 골이 아파올 지경인데, 그 운동장에서 2~3시간씩 열심히 땀 흘리며 뛰는 사람들의 모습이 참 대단하다고 느껴진다.
그런 춘천시가, 정말이지 대단하다.
최근 그 산책로 중간의 한 다리 옆(소양2교) 호반에, 소양강처녀상이 세워졌다. 그 장소는 배삼용인가, 겨울연가인가 땜에 일본 관광객이 많이 오던(이제는 거의 안 온다) 곳이다.
‘소양강 처녀’라는 노래도 계속 틀어 놓고, 밤이면 그 처녀상에 오색찬란한 조명도 비추곤 한다. 이게 또 내 심뽀를 건드린다. 처녀상의 크기가 어른 서너배는 됨직하고, 그 힘찬 기상이 잔다르크의 그것을 닮았다(최소한 그 강건함이 강수정은 저리가라다).
그래 놓고 매스컴에 대고 하는 말이, 이 처녀상의 크기가 동양 최대라나 어떻다나~~?
3. 의암댐과 혁신도시
삼악산 바로 밑으로 의암댐이 위치하고 있는데, 이 댐에 대해 춘천시미들 불만이 많다. 춘천에 안개가 많이 생기는 것도 이 댐 때문이며, 수질 오염이 주범이며, 수몰된 토지가 얼마고, 이 댐의 발전능력이 얼만데, 운영비가 얼마라, 마이너스 댐이니 폭파해 버려야 한다고고~~ 춘천에 똥깨나 뀐다는 사람, 무슨 공청회다하고 카메라만 갖다대면, 이 댐을 없애야하는 이유가 줄줄이 사탕으로 700가지는 나온다.
나는 명백하게 이 댐의 해체에 반대한다. 이 맹이 없어지면, 그 인사들이 주장하는 모든 문제가 해소되거나, 개선될 것임을 믿기는 하지만, 가장 큰 것, ‘호반의 도시 춘천’의 이미지를 잃어버리게 될 것이기 때문에~~
그 인사들이 요즘 또 들고 일어나서 외쳐대는 게, ‘빼앗긴 혁신도시 찾아오겠다’ 는 거다.
매날 프랭카드 써 붙이고, 확성기로 데모하러 나오라하고, 행정심판 하겠단다. 이 놈의 인사들 행정심판에서 지기만 해봐라. 그 비용 다 내놓으라고 할 테니까~~
2010년 동계 올림픽 국내유치지 경쟁 때, 저기 전북 무준가 어딘가가 생떼 쓰던 모습과 뭐가 다른가 말이다. 말도 안 되는 논리를 가지고~~
하여간 법원에서 지기만 해봐라, 춘천 살지 말고 딴 데로 이사 가라 할 테니~
지나 내나 지방세 똑같은 세율로 내고 춘천 사는데, 별 씨잘데기 없는 일로 세금 축냈으니
그 책임을 져야 마땅하다.
4. 춘천시민들~
대부분의 춘천시민들은 착하다. 조선시대 민초들이 그랬던 것처럼~
일단 그렇게 나대는 입들에 대해, 강력하게 받아치는 사람들 없다. 따로 모여 얘기해 보면, 별 씨나락 까먹는 짓거리하고 있다고 말하면서도~~
일년에 반을 도로공사를 해도, 산책로가 아무리 좁아져도, 운동장에 음식물 악취가 퍼져나와도, 꽤 잘 참는다. 주행로가 2차로인데, 한쪽으로만 차량이 몰려, 9~10대씩 늘어 서 있어도 잽싸게 옆 차로를 바꾸는 운전자 별로 없는(잽싸게 바꿔 앞에 차대는 사람은 십중 팔구 타지 사람이다) 동네다. 춘마(춘천마라톤)니, 춘천인라인 대회니 뭐니 하며, 1년이면 10여회 시내교통이 통제되는데도 거기대고 누구하나 불평하는 사람 못 봤다.
마임축제니, 도깨비 난장이니, 막국수 축제니~·그저 그런 행사들, 수시로 벌어져도, 그러려니하고 그 불편함 참아 넘기는 시민들이 대부분이다.
시민문화예술회관, 시민회관, 청소년 문화회관, 백령문화관, 소양1, 2, 3 5, 6교, 장학대교, 세월교, 신매대교, 인형극장, 애니메이션 박물관~~춘천의 이미지를 통일시켜주는 의암댐과 거기에 설립된 다리이름들, 마임과 관련 된 시설들의 이름이다.
다리는 생기는 순서대로 숫자와 동네 이름을 마구잡이로 섞어서 이름 붙였고, 공연시설에 대한 이름도 그 비슷하여, 이 곳에 18년째 살고 있는 나로서도, 그 이름만 듣고, 쉽사리 어느 다리, 어느 공연시설이라는 것을 떠 올리기 힘들다.
춘천은 지나가면 한번 휘~둘러보기에는 참 매력적인 도시다. 호반의 도시~
그러나 이곳에서 살아보니, 그렇게 유쾌하고, 상쾌하기 만한 곳이 아니다. 나처럼, 시시콜콜 따지고 열 잘 받는 사람에게는~~
아니, 그래서 나 같은 사람이 꼭 춘천에 살아야 하는 지도 모르겠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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