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사람이야기

죽자고 절만 해대서야~

언덕위에 서서 2006. 6. 2. 19:23
1.
난리다. 이제 이틀 밖에 안 남았으니~
그간 많이들 지쳤을 텐데~~ 마지막 힘을 다 짜내어
꾸뻑, 꾸뻑~~ 절들을 해대고 있다.
사람한테 하는 절인지, 차한테 하는 절인지는 모르겠으나
하여간 열심히 한다.
저렇게 절을 많이 하고 있으니, 누가 당선되든, 최소한 유권자들 뜻을
하늘로 떠받드는 수양은 됐으리라 믿어진다.
절에가서 큰 스님 뵙기 전에 108배를 하듯이~~

그런데~
모든 후보들이 다 나서서, 똑 같이 정중하고 겸손한 자세로
절들을 해대니, 누구를 찍어야 한단 말인가?
운동원들 더 많이 내세운 사람? 그 반대로 두 부부만 달랑 나와
얌전히 절하고 있는 저 후보?


2.
운동원들이 또 그렇다. 교차로에 차가 도착하자 꾸뻑 한차례 절을 한다.
기왕에 절을 하고 나자, 그 다음은 멀뚱해졌다.
차가 움직이기 시작해야, 일제히 타이밍을 맞춰 다시 절을 하도록
약속이 되어있는 모양인데~
차가 계속 서 있으니, 멀뚱하다, 아니 생뚱 맞다고 하던가?
차에 앉아 있는 사람과 눈을 맞추기도 그렇고, 어디 먼 산을 쳐다보는 것도
일에 열심을 다하는 것 같지 않아 보인다.
그러니 애매한(고우영의 만화에 나오는 '유비'같은) 표정으로 서 있다.

다시 계속~

3.
솔직히 말하면, 내가 살고 있는 춘천같은 중소도시에서는(인구 20만)
선거운동원이고, 유권자고, 입후보자고 다 어렵다.
빤히 아는 처지에 교차로의 이 코너, 저 코너를 차지하고
얼굴을 맞보고 섰기도 그렇고~

어떤 후보건, 찍긴 찍어야하는 입장도 괴롭다.

그래서 고민하다 나름대로 원칙을 세웠다.

선출직 유급화된다고 하니까 몰려나온 사람은 제외~
재산세 낸 기록 없는 사람 제외,
이상한 직함들 길게 나열한 사람 제외,
혁신도시 되찾아 오겠다고 나대는 사람 제외,
말도 안되는 공약 부르 짖는 사람 제외다.



가능하면~
전에 한번 해 본 사람을 찍기로 한다.
거기도 Know-how가 필요한 곳이다.

생짜가, 당선되고 업무파악하느라 몇개월 공밥 먹을 것 생각하면,
하던 사람 다시 밀어 주는 게 절세하는 방법이다. 크게 짱구짓 안했으면~~

그러고 나서, 다시 훓어보니 딱~~
마음이 정해진다.
누구, 누구,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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