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동기회라는게 참 여러개다.
초, 중, 고, 대학, 대학원,사관학교, 항공학교, 초군반, 고군반, 육대, 경반, 령반~~
이게 또 몇개 가지를 쳐서 항공동기회, 소방항공회, 중대모임,
거기에 동기회 비슷한 향우회다, 재춘동문회다. 휴~~ 17개군.
내라는 대로 회비 다 내려면 1년에 150만원은 가져야 될 것이다.
기중~
시관학교 임관 동기회는 매월 모임을 갖는데(15기라 매 15일에 모인다)
부담이 없는 모임이라서 그런지, 모였다하면 다들 많이 마시게 된다.
그런 꼴로 10년 가까이 모이다 보니, 누구 술버릇이 어떻고
누구는 교회가느라 수요일엔 안나오고~~ 누구 와이프는
남편이 동기회 모임에 나가는 걸 질색하고~~ 다 안다.
2.
그 멤버중 군 생활 5년하고 교수가 된 친구가 있는데~
술버릇 대단한 걸로 치면 내 한 수 위다.
기본이 3차인데, 1, 2차를 거치면서 대충 다 도망가고,
나를 포함한 한,두명이 3차까지 따라가다 주저 앉고나서도,
한,두곳 더 들러야 직성이 풀리는 친구다.
그러길 10년 가까이~~~
근래들어, 다들 술에 자신이 없어지고,
그 꼴이 그 꼴이니 모임이 시들해 졌다.
뭔가 새롭고 자극적인게 있어야 할텐데 그런게 없으니,
하나, 둘 빠지고 늦고 한다.
내도 본래 핑게가 많은 편인데
잘못하다간 모임자체가 없어질지도 모르겠다는 위기감에
한표 보탠다는 심정으로 지난달 모임에 나갔다.
순서에 따라 적당히 취하면서 목소리가 올라갈 즈음,
오랫만에 나타난 이 교수친구가~~
슬그머니 나갔다 오더니 예쁘장한 시집을 한권씩 돌린다.
자기 시집이란다.
충격이었다. 아주 신선한 ~~~
시집을 내게된 동기를 설명하는데, 또 충격이었다.
"니들도 알다시피, 내가 술주정뱅이 아니냐?
매일 술에 절어 살다, 어느날 문득 거울을 보니
그 속에 흰머리에 주름살 잔뜩 그어진 얼굴이 비친단 말이야.
순간, 너무 슬퍼져서~~~ 멍하고 있다가,
뭔가 해야겠다는 생각에 시를 쓰기 시작했지.
겨울방학내내 노트북에 매달려, 쓰고 또 쓰고
대충 됐다 싶길래, 이곳, 저곳 문학모임에 마구 보냈지.
다행이 한 곳에서 연락이 와, 등단하고 출판하게 됐어~~
이게 그 시집이야~~~~"
3.
별나긴 별난 친구다. 우선 그 무렵에 군생활 5년하고('83년)
그만둘 생각을 할 수 있었다는 것이 그렇고~~
그 나이에 다시 공부 시작해 대학에 뿌리내린 것도 그렇고~~
나이 50에,
법학하는 놈이 시인되는 걸 봐도 그렇다.
그 말을 듣고 있는 동안,
술 취해 춘천의 밤거리를 휘돌아치던 꼬라지가, 어째~~ 좀,
멋있었다는 착각이 드는 것이었다.
내도 많이 취해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동기회라는게 참 여러개다.
초, 중, 고, 대학, 대학원,사관학교, 항공학교, 초군반, 고군반, 육대, 경반, 령반~~
이게 또 몇개 가지를 쳐서 항공동기회, 소방항공회, 중대모임,
거기에 동기회 비슷한 향우회다, 재춘동문회다. 휴~~ 17개군.
내라는 대로 회비 다 내려면 1년에 150만원은 가져야 될 것이다.
기중~
시관학교 임관 동기회는 매월 모임을 갖는데(15기라 매 15일에 모인다)
부담이 없는 모임이라서 그런지, 모였다하면 다들 많이 마시게 된다.
그런 꼴로 10년 가까이 모이다 보니, 누구 술버릇이 어떻고
누구는 교회가느라 수요일엔 안나오고~~ 누구 와이프는
남편이 동기회 모임에 나가는 걸 질색하고~~ 다 안다.
2.
그 멤버중 군 생활 5년하고 교수가 된 친구가 있는데~
술버릇 대단한 걸로 치면 내 한 수 위다.
기본이 3차인데, 1, 2차를 거치면서 대충 다 도망가고,
나를 포함한 한,두명이 3차까지 따라가다 주저 앉고나서도,
한,두곳 더 들러야 직성이 풀리는 친구다.
그러길 10년 가까이~~~
근래들어, 다들 술에 자신이 없어지고,
그 꼴이 그 꼴이니 모임이 시들해 졌다.
뭔가 새롭고 자극적인게 있어야 할텐데 그런게 없으니,
하나, 둘 빠지고 늦고 한다.
내도 본래 핑게가 많은 편인데
잘못하다간 모임자체가 없어질지도 모르겠다는 위기감에
한표 보탠다는 심정으로 지난달 모임에 나갔다.
순서에 따라 적당히 취하면서 목소리가 올라갈 즈음,
오랫만에 나타난 이 교수친구가~~
슬그머니 나갔다 오더니 예쁘장한 시집을 한권씩 돌린다.
자기 시집이란다.
충격이었다. 아주 신선한 ~~~
시집을 내게된 동기를 설명하는데, 또 충격이었다.
"니들도 알다시피, 내가 술주정뱅이 아니냐?
매일 술에 절어 살다, 어느날 문득 거울을 보니
그 속에 흰머리에 주름살 잔뜩 그어진 얼굴이 비친단 말이야.
순간, 너무 슬퍼져서~~~ 멍하고 있다가,
뭔가 해야겠다는 생각에 시를 쓰기 시작했지.
겨울방학내내 노트북에 매달려, 쓰고 또 쓰고
대충 됐다 싶길래, 이곳, 저곳 문학모임에 마구 보냈지.
다행이 한 곳에서 연락이 와, 등단하고 출판하게 됐어~~
이게 그 시집이야~~~~"
3.
별나긴 별난 친구다. 우선 그 무렵에 군생활 5년하고('83년)
그만둘 생각을 할 수 있었다는 것이 그렇고~~
그 나이에 다시 공부 시작해 대학에 뿌리내린 것도 그렇고~~
나이 50에,
법학하는 놈이 시인되는 걸 봐도 그렇다.
그 말을 듣고 있는 동안,
술 취해 춘천의 밤거리를 휘돌아치던 꼬라지가, 어째~~ 좀,
멋있었다는 착각이 드는 것이었다.
내도 많이 취해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