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항공대로 돌아오니 다시 교대근무.
평일 비번에 집사람, 애들 다 일터로 나간 뒤, 혼자 집에 남아 있으면
잡생각만 들게 마련~
낚시를 챙겨, 물가로 나선다.
춘천댐 상류 원천리 밤나무골~
강을 연해 논을 일궜고, 논둑엔 토사 쓸려가지 말라고
싸리나무와 아카시아를 섞은 듯한 잡목을 심어 놨다.
이슬에 젖은 잡목을 헤치고 강으로 들어서자, 아뿔싸~~ 이게 왠일.
태풍 온다고 물을 빼서, 물줄기가 저 아래 있다.
이러면 낚시가 안된다. 고기들이 긴장하여 평소보다 더 깊은 곳으로 가버리고
입질도 예민해지기 때문이다.
낚시를 던져본다. 열번, 스무번~~ 소식이 없다, 당연하지
헌데, 물이 빠지고 나니 평소에는 물속에 있어야 할 수생식물이 밖으로 노출돼
강가의 풍경이 예사롭지 않다.
빨갛고 하얗고~~파랗고.
뭔가 수서곤충 알인가 본데, 물장군 알이지 싶다.
둥근 수초잎 사이로 하얀 저 꽃은 또 이름이 뭔가?
얼른 핸펀을 꺼내 눈에 띄는 대로 찍어 댄다.
집에 와 PC에 옮겨 놓으니 그런대로 이쁘다.
2.
요즘들어 사진찍기도 귀찮아 했는데
앞으론 똑딱이라도 꼭 가지고 다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을 등지고 사진을 찍으면, 뭔가 그럴듯하게 나와서
내가 얼마나 사진에 문외한인지도 표시가 안날 듯하고~~
하여간 배스는 못잡았지만
뭔가 대단한 걸 잡은 듯하여 괜히 마음이 풍성해지는 것이었다.
이런 뿌듯함 때문에 중년들이 떼로 몰려다니며
사진 배우는 모양이구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