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2011년 1.21일 오전 10시경부터 5시간에 걸쳐 오만 인근 아덴만에서
우리나라 해군 해병대 장병(청해부대)들이 소말리아 해적에 나포된 선박
(삼호 쥬얼리호, 1만톤급 화학운반선)과 피랍선원21명(한국인 선원8명, 선장 포함)을 멋지게 구출해 냈단다.
이 과정에 소말리아 해적 8명을 사살하고 5명을 생포했으며, 당해 선박의 한국인 선장은
고의로 항행 속도를 늦추다가 해적의 총격과 구타로 인해 중상이고
1차 작전시 해적의 거짓 투항에 속아 침투팀장 소령1명을 포함한 3명의 장병이 부상을 당했고
2차, 3차의 양공양동작전으로 해적들을 지치게 하고, 탄약을 소모하게 만들었으며
당일 여명을 기해 링스헬기와 고속단정3대 구축함 1대(최영함 KDX-II)의 병력으로 작전을 개시, 퀘거를 이룩해 냈단다.
속이 후련한 뉴스였고, 그래서 멋지게 카운터를 날린 우리군에게 나를 포함한 온 국민이 한없는 찬사를 보냈다.
그간(천안함, 연평도 포격에서 부터, 헬기 정비 비리, 군함과 상선 충돌 사고 등등)
해군이 얼마나 궁지에 몰렸었는가 말이다.
軍으로서도 다행이고 정부로서도 장한 일을 해준 해군해병이 정말 고맙고 기특할 것이다.
오죽하면 그 야차들의 싸움터 같은 정쟁의 상대방인 야당대표까지 나서 그 일에 대해 칭찬할까?
2.
여기까지는 좋았다. 아니 합참 군사지원본부장의 절제된 최초 작전상황 브리핑까지만 좋았다.
그 일이 있고 나서 나흘~~
그간 온갖 on, Off Media를 도배하던 "아덴만 여명" 작전 관련 기사는 더 이상
세간의 관심을 끄는 톱 뉴스가 아니다.
왜 그럴까? 그 나흘 사이에 작전의 온갖 소상한 내용이 다 까발려졌기 때문이다.
작전대원들의 인터뷰까지를 포함해 온갖 정보가 다 공개된 터라~~
이제는 관심거리가 아니라 염려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이다.
대원들의 개인무장, 헬기, 고속단정의 성능, 통신체계, 인접 국가들의 협조와 지원 내용,
작전간 촬영한 정지사진, 동영상에서 교신 내용, 심지어 부상 대원들의 관등성명,
출동 전후의 개인적인 일기 내용까지~~
그러니 뭘 더 기대한단 말인가? 대한국민, 아니 해적을 포함한 전세계 관심있는 사람들이
그 작전내용과 절차를 줄줄 욀 수 있는데 뭐가 더 뉴스가 될 수 있겠는가 말이다.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그 장면을 보던 중
처음에는 가슴이 두근거리는 환희에 젖어 있다가
점차 어? 어~~~~?
어이가 없어졌다. 저러면 안되는 데~~~
PR이라는 게 "피할 건 피하고 알릴 거만 알리는 것"이라던데?"
저거 PR 맞아? 피한 건 뭐야? 작전 보안이란 것이 있는데~~
도대체 저렇게 까발려 놓고, 다음 번엔 어떻게 작전할껀데?
당장 해적에 억류돼 있는 금미305호는 어떻게 대처할건데?
생포한 해적들과 교환하겠다고~~~?
지원해준 우방국들에게 부담이 되는 건 어떡할거고?
그렇게 내 패를 먼저 다 까 보이고 뭘 어떻게 할 것이냐고?
3.
아무리 되 씹어 봐도 이건 아닌 것 같다.
언론이 문제인지, 국회가, 군이, 청와대가 문제인지?
아니면 윗분들이 다 알아서 잘 하고 있는데 혼자서 핏대 올리며 거품 무는
내가 문제인지~~?
하여간 염려되는 바가 크다.
다음 번 구출 작전에서 만에 하나, 인질이 죽거나 작전이 실패하는 상황이 발생하면?
그리고 그 실패의 원인이, 해적들이 이번 작전의 보도 내용을 일일이 학습하여
거기에 대해 철저히 대비했기 때문이라면~~~~?
그 땐 그 실패의 책임을 누가 질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