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사람이야기

여름나기

언덕위에 서서 2010. 7. 30. 12:42

1.

오늘은 왠 일로 오후 들면서 바로 에어컨을 켜준다.

덕분에 이 시간에 정신을 가다듬고 산방에 몇 줄 올릴 생각이 들었지만

무더위 때문에 하루 해 버티기가 얼마나 힘든지

누구 말마따나, 숨만 몰아쉬고 있다가 퇴근하는 형국이다.

날은 길고, 습도는 높고~~

 

헌데, 함부로 에어컨 가동 못하는 이유가~

여름엔 어느 관공서 전기료가 더 나왔는지, 겨울에는 연료비 어디가 더 나왔는지

관공서간 비교 평가를 하니,  서로 눈치보며 버티고 있는 거다.

겨울엔 바싹 오그라든 상태로 버티고

 

그거 애국하는 길 맞지.

 

2.

오늘도 걸어서 출근한다.

꿈지럭거리는 큰 놈에게 빨리 준비해서 나오라 하곤

먼저 나와 걷기 시작한다.

10분쯤 지나자  땀이 배어 나온다.

 

마주 지나치는 차에서  훅 끼쳐 나오는 바람마져도 고맙다.

요 며칠 비가 오락가락한 덕에 도로도 많이 깨끗해졌는지

눈으로 날아 들어오는 먼지도 별로 없다.

 

얼마 안 가 자전거를 타고 출발한 녀석이 앞질러 간다.

"아빠~~' 한마디 하곤

저 만치 소방서 정문을 지나쳐 계속 달려간다.

 

기특하지, 온 종일 몸을 움직여야 하니

힘이 들만도 하건만, 좀체 엄살도 없다.

 

그 모습이 또 고맙고 감사해

퇴근하면 맘 편하게 해주려 이모저모 배려를 하는데~~

아빠라는 존재가 해 줄게 뭐 있나?

큰소리 안지르면 다행이지.

 

3.

다들 여름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시겠지만

일상에서 잠깐  웃음 지을 일 찾아 보시면서

진득하게 버텨내시길 기원한다.

 

곧 건들매 나기 시작하면

서늘해졌어, 긴팔 찾아 입어야지 소리 나올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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