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늘은 왠 일로 오후 들면서 바로 에어컨을 켜준다.
덕분에 이 시간에 정신을 가다듬고 산방에 몇 줄 올릴 생각이 들었지만
무더위 때문에 하루 해 버티기가 얼마나 힘든지
누구 말마따나, 숨만 몰아쉬고 있다가 퇴근하는 형국이다.
날은 길고, 습도는 높고~~
헌데, 함부로 에어컨 가동 못하는 이유가~
여름엔 어느 관공서 전기료가 더 나왔는지, 겨울에는 연료비 어디가 더 나왔는지
관공서간 비교 평가를 하니, 서로 눈치보며 버티고 있는 거다.
겨울엔 바싹 오그라든 상태로 버티고
그거 애국하는 길 맞지.
2.
오늘도 걸어서 출근한다.
꿈지럭거리는 큰 놈에게 빨리 준비해서 나오라 하곤
먼저 나와 걷기 시작한다.
10분쯤 지나자 땀이 배어 나온다.
마주 지나치는 차에서 훅 끼쳐 나오는 바람마져도 고맙다.
요 며칠 비가 오락가락한 덕에 도로도 많이 깨끗해졌는지
눈으로 날아 들어오는 먼지도 별로 없다.
얼마 안 가 자전거를 타고 출발한 녀석이 앞질러 간다.
"아빠~~' 한마디 하곤
저 만치 소방서 정문을 지나쳐 계속 달려간다.
기특하지, 온 종일 몸을 움직여야 하니
힘이 들만도 하건만, 좀체 엄살도 없다.
그 모습이 또 고맙고 감사해
퇴근하면 맘 편하게 해주려 이모저모 배려를 하는데~~
아빠라는 존재가 해 줄게 뭐 있나?
큰소리 안지르면 다행이지.
3.
다들 여름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시겠지만
일상에서 잠깐 웃음 지을 일 찾아 보시면서
진득하게 버텨내시길 기원한다.
곧 건들매 나기 시작하면
서늘해졌어, 긴팔 찾아 입어야지 소리 나올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