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사람이야기

끝이 좋으면 다 좋다.( All's well that ends Well; William Shakespeare 1602)

언덕위에 서서 2009. 6. 9. 14:27
6.3~4 일  

강원도내 11개 소방서가  모여 화재진압, 구조, 구급, 인명구조 4가지 분야

기술 경연대회를 했지요. 군대로 치면 부대시험(ATT; Army Training Test)인데~~

다들 이를 갈며 연습하는 대회이고, 그 준비의 총책이 저처럼 각 소방서의 현장대응과장이라

현장대응과장끼리의 전쟁이랄 수 도 있는데~~

항공대장 하다 과장 내려온지 몇 개월 안되는 우리 소방서가 1등을 했네요.

10 몇년 만이라나?  현재 소방서에 근무하는 직원들은 아무도 그 우승기를 본 적이 없다하고~~

축하 인사받기 바쁜 상황인데~~~

가만 있기 뭐해서 소방서 홈페이지에 몇자 올렸네요. 산방에 올리는 포맷대로~~

그 글 산방에도 옮겨 봅니다.

1. 

오늘 하루쯤은, 춘천소방서 식구들 모두가 자긍심을 가져도 될 듯하다.

단순히 소방기술 경기에서 우승했다라는 사실 때문이 아니라

그 우승이,

그간 직원 모두가 각자의 위치에서 몸과 마음과 땀과 기도로

다함께 빚어낸 멋진 작품이라는 느낌 때문이다.

그래서, 오늘 하루 우리 모두 커다란 자긍심을 갖고 지내도 

주변에 큰 누를 끼치는 일은 아닐 듯하다.


2.

연습한대로라면, 모든 소방서가 다 우승감이지만

세상사가 어찌 그런가?

첫날 경기가 순조로워, 조심스레 종합우승을 머리 속으로 그려 봤는데

둘째날 이런저런 돌발사고가 긴장을 풀지 못하게 한다.

최강에서는 호스를 더듬지, 인명구조에서는 지퍼가 어긋나지

속도방수에선 빨간내복(?) 안입었다고 어필 들어오지

구급에선 석연치 않은 이유로 2위로 밀리지~~

아연 긴장하고 있는데

마침내 “종합우승!  춘천소방서~~”라는 선언이 울려 퍼진다.

그 후련함이라니.


3.

뒤풀이 자리.

 제일 큰 우승컵에 가득 술을 따르고 , 그 술을 모두가 돌려 마시며

"춘천소방서 화이팅!"을 거듭거듭 외친다.

이게 우승의 맛이로구나! 하는 치기.


아침에 소방서장께 건의를 해야겠다.

이 우승, 225명 전원이 선수로 뛰어 만든 작품이니~

직원 전부 다 특별휴가 보내 주시라고.

다만, 소방서 문 닫을 수는 없는 노릇이니

오늘은 바캉스 갔다 온 깜둥이 십여명(출전 선수가 한달 연습하다보니 다 새카매졌다.)만

먼저 보내 주시라고.

아울러, 나중에 휴가 갈 직원들께는  한 3일만 더 참고 버텨주시라는

부탁의 말씀도 함께 올린다.


4.

좋다~~~ 그 긴 1개월이 지나갔다.

겨우 한 마디가 끝났을 뿐이지만, 끝이 좋으니 다 좋은 것 같다.


이 기세를 계속 이어가, 앞으로 다가올 또 다른 마디, 마디 마다

항상 후련한 뒷맛을 느낄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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