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헬기
사건.사고는 매일 일어난다. 사고는 예방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던데
사회 전반의 모든 사고를 100% 막을 수는 없다가 맞는 말이다.
적어도 내가 일상으로 겪고 있는 현실로 보아서는~
30일(토). 오전.
산소절단기로 파이프 절단하다 가스가 폭발하여
2명이 전신에 2~3도 화상을 입었다.
우르르 몰려가 진압대는 불끄고, 구조대는 구조하고, 구급대는 구조된 사람 불이나케
병원으로 이송했는데, 화상이 심하여 춘천 병원에선 안된다 해 응급처치만 하고
헬기를 불러 서울 화상 전문 병원으로 이송한다.
소방서 앞마당에서 환자를 헬기에 실어 보낸다.
문득 되돌아 보니 내 위치가 바뀌었다.
감정이 반반이다. 아니 안도의 감정이 좀 더 많다.
잘 다녀와라. 다행히 기상은 양호하다.
서울까지 환자 이송하고, 다시 앞마당에 착륙한 헬기에 음료수 한 박스 들려 보낸다.
아직도 날 과장이 아닌, 대장이라 부르는 사람들이다.
이렇게 한 건이 끝났다.
오후엔 홍천가는 길목에 유조차가 넘어져 경유가 쏟아졌단다.
흡착포 챙겨 내보내고 나서
분명 매스컴에 소방서가 대처를 잘했느니 못했느니 말 나올 것 같아
YTN 유심히 살펴본다. 별 소리 없다. 다행이다.
이런, 저런 일들이 벌어질 때 마다, 이리저리 대처하라 잔소리하고,
쫒아 나가고 하다, 아침을 맞는다.
일요일.
7시경에 또 헬기가 들어온다.
무전을 해보니 봉정암에서 탈진 환자 3명 구조해 오는 중이란다.
조종사들 밤새 맘이 불편했겠구만~~~
( 아!~~ 봉정암. 온 몸에 진저리가 쳐진다. )
앞마당에 내려가 환자들을 살펴본다. 예상했던 대로다.
많이들 지치고, 무릎이 나간 상태인데 캐주얼화에 평상복이다.
아마 절에 갔던 모양이다.
담엔 조심하세요.
들것에 누운 여인네 가슴에 짐을 얹어주며 상냥하게 한마디 건넨다.
엄청 미안한 표정이기에~~
2. 자전거
교대조가 들어왔다. 이런저런 일이 있었노라 인계하고 옷을 갈아 입는다.
노란 바람막이에 검정 쫄바지다. 사타구니에 패드를 댄 자전거 바지~
백을 매고 아래층으로 내려가 자전거를 푼다.
자, 집으로 가자~~
소양1교를 건넌다. 다리위에는 벌써 훌치기 낚시꾼이 나와
다리 밑을 회유하는 잉어를 노리고 있다.
나도 저 낚시 좀 해 볼까? 잠시 생각하다,
아니지 저건 나처럼 고고한 釣士가 할 짓이 아니지~ 픽 웃는다.
자전거가 참 좋다. 춥지만 않으면~~~
(신호등 대충 비껴가지, 걷는 거 보다 엄청 빠르지, 연료비 안들지~)
요즘 출퇴근하는 거리에선 차보다 덜 걸린다. 질러 다니니~~
게다가, 폼도 좀 나지 않는가?
3. 쌀뜨물
엄마는 회의 차 대전 행, 아빠는 모처럼 밤샘 근무.
밤 새 맘 놓고 컴퓨터에 빠져 있던 큰 녀석이 90도로 인사를 한다.
( 안다. 이 놈아~~ 니가 왜 그렇게 절을 하는지~~)
안녕히 다녀 오셨어요? 그래, 잘 보냈니? 아빠 무척 시장하신데? 하니
얼른 후라이 팬을 꺼내고 이것 저것 챙겨 밥을 비빈다.
양파 익는 냄새인가? 냄새가 아주 좋다.
설거지 통을 보니 밥그릇 몇개가 담겨 있고, 가득 찬 물이 오늘도 뿌옇다.
이 녀석, 엊 저녁 쌀 씻은 물 그대로 받아 놓았구나.
그건 엄마, 아빠가 가르쳐준 것도 아닌데 제 혼자 어디서 읽곤 , 반드시 실천하는 일이다.
어쩌다 엄마가 쌀뜨물 그냥 버리면, 쌀뜨물로 설거지하면 세제가 필요없고
그러면 환경을 보전할 수 있고 어쩌고 하며~~ 잔소리 해대는 놈.
환경부 장관이 알면 표창줘야 할 걸~~
4. 고양이
이 녀석이 엄마, 아빠, 동생 없이도 잘 지내는 건 컴퓨터외에 러시안 불루 종 고양이 때문인데
하여간 애 엄마, 애 챙기듯 고양이를 잘도 챙긴다.
문제는 청소를 자주 안해 온 집안이 고양이 털로 범벅이 된다는 사실.
고양이는 1년 내내 털이 빠지고, 그 털이 매우 가늘고 짧아 계속 날아 다닌다는 점.
소파에 앉으니 얼굴이 근질근질하다.
씻기 전에 얼른 방충망 앞뒤로 다 열어 놓고, 청소기 돌려가며
대청소 해야겠다.
아마 1년 동안 빠지는 고양이털 다 모으면 고양이 한마리만 해질걸~
그래도 어쩌나, 이 아이에겐 세상에 그만한 친구가 없는걸.
5. 수전 보일
I dreamed A Dream.이라는 노래로 준우승했다네~~
( Britain's got Talented라는 영국의 신인 발굴 TV 프로에서~)
어제는 호텔에서 기자들에게 있는대로 욕지거릴 퍼 부었다는 소식이더니만,
다행이다.
하여간, 내 나라고, 남의 나라고 기자들이란 다 그런 모양인지.
신문, 방송에 자주 떠서, 그 끝이 좋은 사람, 몇이나 되는지 꼽아 볼 일이다.
죽고 나면 또 확 바뀌긴 하더만~
그 경박함이라니.
하여간 그이가 꿈꾸어 온 것이 어떤 형태로건 이루어지길 기대해 본다.
나도 매일 내 나름의 꿈을 꾸며 사니까.
꿈이건, 깨닮음이건, 재물이건, 사랑이건
뭔가가 이루어지는 건, 어느 한 순간 아닌가 말이다.
그 전에 오래 오래 꿈꾸고 뜸들여야 하긴 해야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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