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사람이야기

글쓰기의 천형을 벗고

언덕위에 서서 2008. 8. 14. 19:01
1.
엊그제 소설가 이청준씨의 부고가 떳다.
그 소식을 전하는 기사의 제목중에 "天刑인 글쓰기의 굴레를 벗고~"라는 표현이
눈에 들어 온다.

얼마 전 박경리 선생의 작고 때도 "天刑"이라는 표현이 동원됐었고,
화천 사는 소설가 이외수씨의 일상을 들어 봐도
창작의 고통은 가히 범부의 상식을 넘어서는 것인 같다.

그런 어려운 삶을 사는 이들이 어쩌자고 표정은 또 그렇게 해맑은지?
책 표지에 나온 공지영씨의 표정 좀 보라.
그 얼굴 어디에 치열하게 살아온 개인의 삶과 "천형"의 흔적이 있는지?


2.
20여년 만에 중학교 은사님을 뵈러갔다.
나랑 마눌이 중학교 동기동창이니 우리 둘 모두의 은사이시다.

2년 전 연세대 교수직을 은퇴했지만, 아직 꽤 치열한 문학 비평가시다.
정현기선생이라고~~

그 분이 박경리, 김지하씨와 인연이 깊어
김지하시인 숨겨줬다 들켜, 해직교수로 7년여를 궁핍하게 보냈고

세월이 흘러 복직되고,
어찌어찌 박경리 선생의 육필 원고를 관리하게 되었다고.

그 동안 살아온 얘기를 하시는 모습이 얼마나 천진하고, 자유로운지
이제 겨우 50 넘은 우리 부부가 오히려 더 나이든 느낌이었다.
그 분도 평생을 글쓰는 일로 살아온 분이신데~~



3.
다시보니 창작을 위해 천형을 수행한다는 이들의 표정이
평생 성당이나 절에서 수도하는 이들의 맑고 투명한 표정과 닮아 있다.

어찌하여 그런가?
그런 내적 고통이 있어야 비로소 그 같은 표정이 부상으로 주어지는 것인가?
그런가?

그런데
고행이라할 수는 없지만, 긴긴 시간 고민하며, 고통스럽게 사는 내게는
왜 이렇게 찌든 표정만 남는건가?

천형을, 아니면 천직을 수행하는 마음자세 때문인가?
자기 일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얼마나 마음이 우러나서 하는지에 따라
그렇게 달라지는 건가?

아님, 나이들어 얼굴표정 편안해지는 것도 다 유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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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맘먹기 나름이겠지요. 염하에 숯불을 한꺼번에 스무개 넘게 준비하면 땀은 비오듯이 아니고 소나기 쏟아지듯하지..... 나중에 정리할때도 마찬가지지만 기분좋게 일하니 그렇지 그게 짜증스럽게 일하면 어떻겠습니까? 형님도 천직으로 믿고 받아들이시는게??? 형님이나 저나 남들이 쉴때 바쁜사람들이 아닙니까? 모습이 쪼메 다르긴 하지만......아래를 보면 행복해 질 겁니다.ㅎㅎㅎ 08.08.02 23:57
고맙소~~ 많은 위안이 됩니다. 그런데 숯불 갯수하고 매상하고 직접 연결이 되니, 느낌이 많이 다를 수도 있을 겁니다~~ 08.08.05 10:20
ㅋㅋㅋ....그럼요 매상이 있으니 힘이들어도 인상이 스~마~일~~~메롱~~~^^*.... 08.08.07 10:20

비탈길님 사진한번올려주세요..그러면 제가요 봐드릴께요 ㅎㅎ 얼굴 맑으실거같은데 ^^* 08.08.04 22:51
안 맑아요, 제가 단언하는데~~ 그리고 너무 오종종해서, 사진은 사양하렵니다. ㅋㅋ 08.08.05 10:23
겸손하게시리...사진봤는뎅...맑아여 구슬님~~^^ 08.08.07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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