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戀書 75통 (그녀와의 추억)

1-76년

언덕위에 서서 2006. 1. 2. 16:00
 

19761013    간호학교 2학년

To.

정복 or 전투복을 입은 광수 모습 상상해보며 드는 pen이야.

뿌연 액체에 모든 것을 의지해 버리고 뭔가 그냥 토해내던

모습만 뚜렷이 나타날 뿐 상상이 잘 안돼 (본전집에서,생각나? )

편지 잘 받았어.

서울 가서 김씨 찾는 셈밖에 안됐지만

병원에 온 삼사생도더러 “ 1학년 김광수학생 혹시 알아요?”

물으니 모른다더군.

( 미안하지만 ) 입교를 안 했나?도 생각했었지.

어쨌든, 잘 있다니 반갑고

나한테까지 편지를 보낼 수 있을 만큼 여유가 생겼다는 게 반가웠어


무섭도록 조용한 도서관 안.

닷새 후부터 중간고사.

괜히 마음만 바쁜 것 같애.

아집인지 모르지만  ‘학생’이라는 TITLE'을 내가 지닌 이상

나의 가장 뚜렷한 본분은 공부라는 것.

이왕 하는 것이면 못하진 말아야겠다는 생각으로 임하고 있어.

그 삼사 생도님 “ 9日 1학년 면회되니까 가보십시오 ” 했었는데 생각뿐

9日 내 몸은 강원도 땅에 있었지.

원주를 그렇게 떠나고 싫어했으면서도 갈 때마다 느끼는 건

역시 산 좋고 물 맑은, 그래서 맘까지 풍요로워지는 강원도야.


모든 것이 simple 해지고 fixation 되는 곳.

겨우 1년 반이지만 내가 느낀 軍이라는 사회.

비록 내 몸은 제복을  걸쳤더라도, 내 마음까지 제복을 입진

말자고 항상 생각했었는데 할 수 없나 보지.

순간적이나마 남이 느끼는 내 눈길이 군인의 눈길이었다면.

내 내부에서 아무리 거부반응을 일으켜도

윗사람들의 교육 목표에 맞는 사관생도로서 커가고 있는 지도 모르겠어.

주어진 환경에 맞게 자신을 맞춰서 그 안에서의 자기 발전을 찾는 게

正導겠지만, 여기서만은  쉽게 그렇게 하고 싶지 않았었거든.


가을 은 생활의 계절이라며

많이 읽고, 생각하고, 많이 고민하고

그래서 우린 크는 거야.

항상 활발한 사고와, 내면에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사람

  - 존경하고 싶어

전형적인 가을 날씨 - 아침저녁 싸늘하고 해는 따갑고.

간호 학생으로서 “ 감기는 만병의 근원 ”이랍니다.

존대를 쓸려니까 자꾸 입에 걸려서, 양해하시길.

몸과 마음이 항상 건강하길 빌며.

    오늘 이만 안녕 하자.

            76, 10, 13

                              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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