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산에선 빨간옷 입읍시다.(황병산 구조기)

소백산 등반사고 소식에 맘이 편치 않은데~~

2월 22일
황병산에서 산행 중 실종된 사람이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119구조대를 비롯, 군 병력, 경찰, 공원관리공단 직원등 도합 100여 명이
수색작업에 동원됐으나 당일 조난자 발견에 실패하고 23일 헬기가 투입됐다.

지상수색을 실시할 119구조대 5명을 태우고 "개자니골"에서 시작하여
"황병산 정상", "소황병산"", 노인봉" 일대를 1시간여 초저공 비행으로
수색했다.

"개자니골" 중간쯤에서 북쪽으로(노인봉쪽) 올라간 발자국이 발견되어 의외로 쉽게
발견하나보다 했으나, 사람이 아니라 건장한 멧돼지 2마리가 만들어낸 러셀이었다.

이후 눈위에 난 발자국을 따라 골짜기를 이잡듯 뒤졌으나 산토끼 몇마리가 이리저리
뛰어 달아나는 것 외에는 성과가 없다.

할 수없이 레이다기지 부근에 지상 수색팀을 내려 놓고 기지로 복귀했다.
23일 12시.

오후 2시
지상수색팀에서 실종자를 발견했다는 연락이 왔다.
발견장소는 "개자니골" 중간 지점 "식당골" 삼거리 부근이다.

그 지점은 헬기로 수색하며 10번은 지나친 곳이다.
왜 못봤을까? 하긴 탈진해 나무밑 그늘진 곳에 앉아 있으면 여간해 찻기 힘들다.

그러나 만약~~
그 분 자켓이 빨간색이었다면, 하얀 눈과 대비되어 얼마나 발견하기 쉬웠을까?
헬기가 투입되고 5분이내에 발견했을 것이다.

헬기로 구조하여 복장을 보니 완전 깜둥이다.
검정바지에, 검정 폴라상의에~~ 30리터나 될까한 백도 밝은색이 아니다.

결국 100 여명의 인원과 장비가 투입되고도 그분은 산행시작 32시간만에,
산에서 홀로 1박하여, 중증 동상을 동반한 탈진상태에서 구조되었다.


그 전날 그렇게 눈이 많이 왔는데 겨울산 단독산행이니
자주 오는 산 아니면 한순간에 헷갈릴테고~~
골짜기에 들어가니 핸드폰은 제대로 터지나~~~

엊그제 소백산 등반사고 소식에 다들 긴장하고 구조작전에 임한 덕인지
그나마 생명을 건져 다행이었지만, 아쉬운 점이 많은 등반객이었다.
더구나 의사의 진단결과 동상이 심하다는데~~
빠른 쾌유를 빈다.

아울러 산방식구들 빨간(주황색, 연두색도 좋다) 자켓이나 상의 준비하시길 부탁드린다.
공중에서 제일 잘 보이는 색깔이다.
뭣하면 빨간 연막탄 하나씩 빽에 넣고 다니는 방안도 강구해 볼일이다.

출처 : 산에선 빨간옷 입읍시다.(황병산 구조기)

글쓴이 : 비탈길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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