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오늘이 결혼기념일이다. 몇 년째 인가? 86년 결혼이니 2007-1986하면 되는가? 맞나? 큰애가 87년생이니 20살 그럼 21년차가 맞는군!
년차 계산할 땐, 항상 1을 더해야 하는지 말아야 하는지 헷갈린다. 21년차라~~
내일 발표할 자료 정리한다며, 집사람은 아침부터 바쁘다. 바쁜 체하면서도 내 눈치를 보고 있음에 틀림없다. 이 남자가, 오늘이 뭔 날인지 알고 있는가? 하고
ㅋㅋ 이젠 안 잊어 버린다. 지난 번에 한 번 대충 지나갔다가 (실제로 모르고 있었다), 왠지 뚱한 채 반응이 안 좋아, 그러저러한 일이 벌어지고 결국 내가 사과해야했던 기억이 있어, 이젠 안 잊어버린다. ( 핸펀으로 통보가 오도록 조치도 해 놓았다.)
2. 아침에 뭐라 한마디 하려다, 바쁜듯해 그냥 나왔는데 사무실에서 대충, 급한 일 처리하고 전화를 한다. 분명하게 “ 나 말이야, 오늘 결혼기념일인지 알고 있어~”라고 .
“푸하하~~ 어디서 문자 와서 알았지?” 한다.
ㅋㅋㅋ~~거 봐라 내 짐작이 맞았지. 암말도 안하고 내 눈치 보고 있었던 거. “아니야, 어제 문자도 오긴 했지만, 이젠 안 잊어 먹어 저녁 때 어디 가서 분위기 있게 한잔 해야지? “
주머니 돈이 쌈지 돈인데 아까울 게 뭐 있나? 팍팍 쏘는 거지. “ 그럼 일 빨리 끝내야겠네~~어쩌고~~” 후후~, 이게 같이 사는 이유지 싶다. 집사람도 흰머리가 보통이 아니던데~ 이 아침 이런 일로 기분이 달라지는 현실.
3. (가만, 날짜 계산하는 김에 제대로 버틸 수만 있다면, 2017년 6월말까지니, 9년쯤? )
그때쯤 내 머리는 또 얼마나 빠졌을까? 엊그제 거울을 보니 내도 머리 밑이 훤하던데~
그래, 살아갈 걱정은 그만하고 오늘 어디, 그럴싸한 곳에 가서 멋지게 와인잔 부딪힐 상상이나 하자. 다들 그렇게 사는 거니까~
이번 선거 때 강금실이 그랬나? “ 삶이란 결국 끝이 난다는 걸 알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선을 다해 사는 게 중요하다고~“
그래서 누구 편들러 나왔다는 얘기였던 것 같은데 뒷부분은 관두고 맞는 얘기다. 오늘은 집사람의 관심사인 결혼기념일이다. 거기에 맞는 분위기나 잡자. 그게 삶이지 싶다.
초등학교 시절, 어머님께서 당신의 시어머님 말씀을 하시던 중 결혼기념일에 즈음하여 " 야야~ 동짓달 스무 몇일이 느들 결혼기념일이니 그 날은 절대 쭉 끓여 먹지말고, 꼭 따신 밥해 먹어라~" 하셨더란다.
그 땐 그 얘기가 뭔지 몰랐는데~~~ 이제 나이가 들긴 드는가 보다. 전혀 잊고 있었던 장면이 문득 떠 오르는 걸 보니, 그래, 어디가서 깔끔한 음식 시켜먹자.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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