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사람이야기

복권을 사다.

언덕위에 서서 2005. 6. 3. 14:59
 


요즘은 어떤지 모르지만 우리 어릴 땐  소풍 때마다 보물찾기를 했다.

어떤 녀석은 거의 매번 어떨 땐  서너 장씩 찾아내 친구들한테 나눠주곤 하던 데

난 한번도 보물을 찾은 적이 없다.

보물뿐 아니라 이적 살아오면서 남이 잃어버린 돈지갑이라거나 하다못해

웹 싸이트의 보너스 포인트 한번 당첨된 적이 없다.  

그래, 내 손금엔 공짜 수라는 게 없는 모양이다 짐작하고 요행 바라지 않고 산다.


5년쯤 전에 퇴직금에 이것저것 합쳐 손바닥만한 땅을 산적이 있다.

미분양된 토공택지였는데, 직원이  코너 땅이 좋다 길래 계약을 했다.

잔금을 미리 다 내니까 몇 푼 할인도 해주었다.

3년이 지났는가? 복덕방에서 땅 팔라고 전화가 오더니, 분양가의 2배에 팔아

주었다. 

내 손금에~~ 이게 왠 횡재인가, 복비 후하게 쳐서 주었다.

그 돈 가지고 또 땅 사라 길래, 있는 대로 머리 굴려, 이번엔 1년 내에 2배로 뛸만한  곳이라고 판단되는 곳에 투자했다.

1년 지났는데 이제야 내가 산값에 매물이 나오고 있다.

그럼 그렇지~~ 누구 손금이라고~~


4주 전 어느 날~~

밤새도록 똥에 밀리고, 넘어지고, 쫓겨 다니는 꿈을 꾸고 나서, 평생 첨 복권집에 갔다.  30장을 사왔는데, 한주가 지나자 14장이 됐고,  다시 한주가 지나자 6장, 그다음은 1장 남았다.

인터넷에서 사는 것도 있더구먼 매번 차타고 나가 바꿔왔다.

그 마지막  1장이 어떻게 되려는지 모르지만,  천원 짜리 말고 3억원 짜리가 당첨되면 또 그 집에 바꾸러 가지 않아도 되겠지?


오늘도  물가에 가 앉았다 왔다. 낚싯대 두 대 펴 놓고....

역시 빈 고기바구니다. 그 넓디넓은 강 한 구석에, 콩알 떡밥 두개 담가 놓고,

붕어가  물어주길 기다리고 있는 심정이나~~

공중에서 내려다보면 눈 닿는 데는 전부가 다 땅인데,  저기 저~~~~~쪽 귀퉁이에 콩알만한 땅뙈기 사 놓고 그거 값 오르길 바라는 심정이나~~~


아마 똥꿈 꾸고 주택 복권 사러가는 것만큼 미련한 짓이지 싶다.

보물찾기 한번 당첨 안 되는 손금으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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