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아침에 출근해 지방신문을 펴니, 엊그제 주문진 해수욕장 4명 구조건에 대해
관계인들의 119 비난기사가 났다.
구조대가 40~50분이나 지난후에 도착해서 살릴 사람 못 살렸다는 얘기다.
부랴부랴 녹취록, 관제일지 뒤져 보니(전화, 무전교신 내용, 1/100초 단위로 시간과 함께 다 녹음된다)
주문진에 있는 구급차는 8분(5Km), 강릉에 있는 구조대는 22분(20Km) 후에 도착해 구조작업을 했다.
일지를 들고 내려가 윗사람들에게 해명한다.
이 기사는 잘못된 것이며 작전은 제대로 진행됐다고~
며칠전에도 차량사고현장에 늦게 도착했다고 비슷한 기사 나
똑 같은 짓거리하느라 아침이 바빴는데~~
오늘 또 그 꼴이다.
기자들의 낚시질 기사가 점점 더 교묘해지는 건지, 풋내기 시보들의 어쩔 수 없는 실수인지~
어느 경우이건 가슴이 답답하긴 매 일반이다
2.
비 올땐 매시간 강우량 챙기랴 계속해서 들어오는 교통사고 출동지령하랴 바쁘다가~~
오후에 하늘이 맑아지니 잠깐 조용하다.
갑자기 앞쪽 , 평소에 전화응대 잘하고 예의바른 직원이 목청을 높혀
" 선생님이나 잘 아세요, 몰라서 자랑스럽겠네요~~"
" 몰라요, 몰라~~, 빨리 전화 끊으세요. 다른 신고전화 못 받아요"
핏대 올라있는 목소리다.
이건 또 뭔 일~~(낼 신문에 또 날까 봐)
앞으로 가서 물어본다.
"뭔 일이야? 약 올려~~?"
" 네, 아까 IT가 무슨 뜻이냐고 물어봐서
여기는 119고 그런 안내 안한다"고 정중하게 얘기 했는데
지금 또 전화해서
"그것도 모르면서 앉아서 전화 받고 있냐"고 시비를 걸더란다.
술이 제법 취한 것 같고(오후 3시다)~~~
3.
ㅋ~~~~
하루 12시간 꼬박 앉아 별의 별 전화 다 받고 있는 사람들 심정~
몰라 줘도 너무 몰라 준다.
"그런 에피소드 잘 모아놨다 나중에 신문에 기고해~~"하며 위로하고 만다.
"네~~~"
하곤 마침 걸려 온 전화를 받는다.
이게 우리가 몸 담고 사는 대한민국이다.
대한민국 시민의 평균 민도이고,
119 사람들이 부딪히며 아파하는 현실이다.
노동을 육체노동, 정신노동, 감성노동으로 구분하여
콜센터, Tele- Marketing 등 서비스 제공분야의 고충을 설명한 글이 있던데~~
왜 감성노동이란 어휘가 등장했는지 짐작이 간다.
이곳 119상황실에 앉아 있어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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