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사람이야기

[스크랩] IT가 무슨 뜻입니까?

언덕위에 서서 2011. 8. 19. 17:40

1.

아침에 출근해 지방신문을 펴니, 엊그제 주문진 해수욕장 4명 구조건에 대해

관계인들의  119 비난기사가 났다.

 

구조대가 40~50분이나 지난후에 도착해서 살릴 사람 못 살렸다는 얘기다.

 

부랴부랴 녹취록, 관제일지 뒤져 보니(전화, 무전교신 내용, 1/100초 단위로 시간과 함께 다 녹음된다)

주문진에 있는 구급차는 8분(5Km), 강릉에 있는 구조대는 22분(20Km) 후에 도착해 구조작업을 했다.

 

일지를 들고 내려가 윗사람들에게 해명한다.

이 기사는 잘못된 것이며 작전은 제대로 진행됐다고~

 

며칠전에도  차량사고현장에 늦게 도착했다고 비슷한 기사 나

똑 같은 짓거리하느라 아침이 바빴는데~~

오늘 또 그 꼴이다.

 

기자들의 낚시질 기사가 점점 더 교묘해지는 건지, 풋내기 시보들의 어쩔 수 없는 실수인지~

어느 경우이건 가슴이 답답하긴 매 일반이다  

 

2.

비 올땐 매시간 강우량 챙기랴 계속해서 들어오는 교통사고 출동지령하랴 바쁘다가~~

오후에 하늘이 맑아지니 잠깐 조용하다.

 

갑자기 앞쪽 , 평소에 전화응대 잘하고 예의바른 직원이 목청을 높혀

 

" 선생님이나 잘 아세요, 몰라서 자랑스럽겠네요~~"

" 몰라요, 몰라~~, 빨리 전화 끊으세요. 다른 신고전화 못 받아요"

핏대 올라있는 목소리다.

 

이건 또 뭔 일~~(낼 신문에 또 날까 봐)

앞으로 가서 물어본다.

 

"뭔 일이야?  약 올려~~?"

" 네, 아까 IT가 무슨 뜻이냐고 물어봐서

 여기는 119고 그런 안내 안한다"고 정중하게 얘기 했는데

 

지금 또 전화해서

"그것도 모르면서 앉아서 전화 받고 있냐"고 시비를 걸더란다.

술이 제법 취한 것 같고(오후 3시다)~~~

 

3.

ㅋ~~~~

하루 12시간 꼬박 앉아 별의 별 전화 다 받고 있는 사람들 심정~

몰라 줘도 너무 몰라 준다.

 

"그런 에피소드 잘 모아놨다 나중에 신문에 기고해~~"하며 위로하고 만다.

"네~~~"

하곤 마침 걸려 온  전화를 받는다.

 

이게 우리가 몸 담고 사는 대한민국이다.

대한민국 시민의 평균 민도이고,

119 사람들이 부딪히며 아파하는 현실이다.

 

노동을 육체노동, 정신노동, 감성노동으로 구분하여

콜센터, Tele- Marketing 등 서비스 제공분야의 고충을 설명한 글이 있던데~~

감성노동이란 어휘가 등장했는지  짐작이 간다.

이곳 119상황실에 앉아 있어 보니~~~

 

 

 

 

 

 

 

 

 

 

출처 : 설악산을 사랑하는 江原山房
글쓴이 : 비탈길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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