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왜 너네 학교는 월요일에 졸업식을 하니...........? "
졸업식에도 참석해야겠고 월요일 주간회의에도 참석해야 할 것 같아 고민을 하다 작은 아들녀석에게 한마디 했다.
" 몰라요........"
" 몰라~~~~~?" 당연한 대답이다.
아들놈 졸업한다니 지나간 내 졸업식들이 생각났다.
국민학교부터 대학원까지 부모님은 한 번도 오시질 못했었다.
물론 아버님이 밀린 기성회비 납부 대신 난로에 쓸 장작 패주러는 오셨었지만
졸업식때는 참석하지 못했던 것 같다.
1년 정근상도 하나 못 타고 달랑 졸업장만 받아 들고 오던 국민학교 졸업식도,
평생 처음 우등상을 타 어깨가 으쓱 거렸던 중학교 때도,
중간에 휴학을 해 후배들과 졸업하던 고등학교 때도,
아! 사관학교 졸업 때는 두분이 중앙선 완행열차 타고 영천까지 1박 2일에 걸쳐 내려 오셨었구나....(그 때는 두분 다 젊고 체력이 있으시니 거기까지 힘든 줄도 모르고 오셨더랬지)
5년 후배 놈들과 함께 했던 대학 졸업식 때도.....
다 늦게 대학원 졸업 때는... 약혼녀 자격으로 와이프가 참석 했었구나...
아침회의 때문에 눈치가 보이지만, 작은 놈 졸업식에 참석하기로 했다.
일 핑계로 졸업식장에도 오지 않은 아빠로 평생 기억되고 싶지 않아...
기왕이면 제일 좋은 일계장 피복에 외투까지 걸치고 ~~~
이 놈이, 지네 반에서 키는 제일 작고, 생년월일은 제일 늦고~~~
늦둥이라 지 엄마가 학부형 회의에 참석해선, 딴 엄마들의 큰언니 취급을 받았었는데
드디어 졸업이구나~~~
100가지도 넘는 것 같은 상장 수여식 동안 그래도 우등상(으뜸상) 포함, 2번이나 상을 받고, 학교에서 특기교육으로 실시한 3가지 인증 자격에서 전교생 유일의 올1급이라고 호명받는 순간
" 앗싸!!" 내 두 주먹에 힘이 불끈 주어졌다. (옆에 있던 남의 엄마가 웃었다)
졸업식을 끝내니 2시다.
붕 떠있는 엄마, 아빠의 심정은 전혀 짐작도 못하고
배고프니 짜장면 사달라고 칭얼대는 아들 놈을 데리고 시내로 나가
짜장면 먹고 기념 촬영하고 씩씩하게 돌아왔다.
할어버지, 할머니가 계셨더라면 틀림없이 작은 놈 업어 주셨을 게다.
사방공사로 받아온 밀가루만 먹였는 데, 운동회 때 달리기에서 1등했다고
치마 말기로 눈물을 훔치시던 아빠의 할머니처럼....
출처 : 작은 놈 졸업식
글쓴이 : 비탈길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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