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아파트 2층에, 성당에 열심인
은퇴한 한의사 내외가 살고 계신다.
중학교 올라가기 전까지, 작은녀석은 성당의 복사로,
그 엄마는 복사단장으로 봉사하던 터라,
성당에 열심인 노인네들 눈에 이쁘게 보였는지
정성드려 농사지은 고추며 호박이며, 이것 저것 챙겨 주시곤 한다.
어머님 돌아가시기 전에는, 오십견으로 고생하는 어머님 어깨에
침도 자주 놔주시곤 해서, 이제까지 각별히 인사를 챙기고 있다.
2.
그 아래 1층은 오래 비어 있었는데
어느 날, 차림새가 이상한 남녀가 이사왔다.
( 옷 차림새가 나이에 전혀 어울리지 않고(튄다고나 할까?)
둘의 관계가 모자사이인지, 부부사이인지 얼핏 짐작하기 어려운~~)
차도 없고, 출근하는 모습도 못 보겠으니
아마 글쟁이나 화가나 뭐 그런 직업인 듯 했다.
화가가 아니라도, 최소한 뭔가 예술방면에 종사하고,
꽤 오래 외국 생활을 하다 왔음이 분명하다.
그 이유로~~
여자가 남의 시선 의식하지 않고
아파트 입구에서 자신있게 담배 피우는 모습이 종종 관찰되고,
나이가 50은 분명히 넘은 것 같은데, 커플룩으로 해병대 얼룩무늬 바지에
얄상한 선글라스 쓰고, 두 손 맞잡고 돌아다니는 모습이라거나~~
어느 날, 그 집 아파트 출입문에 붙은 경고 문구.
" 흰 모자쓴 여자애, 너 CCTV에 찍혔으니
언제고 찾아낼 것이다, 한 번만 더 초인종 누르고 도망가면
경찰에 고발할 테니 알아서 해~~~" 등을 종합해 보건데~~~~~
아마 예술하는 사람들임이 틀림없을게다.
프랑스 어디쯤에서 그림하다 돌아온 부부임이~~~~
왜, 예술하는 사람들 예민하다고들 하지 않는가?
3.
며칠 전 퇴근길의 집사람이
1층, 2층 두 집간의 소란에 대해 얘기해준다.
경찰관까지 불러 놓고~~
1층 남자가, 2층 두노인네들한테 있는대로 퍼 붓는데~~
"청소기 소리, 발자국 소리 땜에 살수가 없다고
집을 내 놨는데, 팔리지도 않고 돌아버릴 지경이라고,
심지어, 노인네들을 칼로 어떻게 한다"는 둥~~
조금 후, 2층으로 올라온 여자에게
제3자인 경찰관이 저 간의 사정을 설명하면서~~
자꾸 " 아드님께서~~ 이러저러해서.
" 아드님이, 어떻고~~"하니
결국 여자가, "아들 아니예요 하더라나~~"
(그 경찰관, 나보다 더하구나 하고 웃었다)
4.
내야, 우리 윗집 코끼리들한테만 싸늘한 눈빛을 마주쏘아 붙히지,
통로 모든 사람들한테 인사 잘하기로 호가 난 사람인지라
1층 그 이상한 부부와 맞부딛쳐도, 인사는 땡기고 산다.
아니, 인사정도가 아니라 사실 다소 흥미를 끄는 대상이기도 하다.
어떤 직업인지, 어떻게 저렇게 나이차가 많이 나 보이는지~~
게다가, 내도 꽤 까탈스런 성격인데
지 성질대로하면 제3자는 누구편을 드는지~~등등
여러 면에서 흥미를 끄는 점이 많다.
그러면서도, 나이 든 2층 노인네들한데
"칼로 찔러버린다는 둥~~'했다는 소리에
완전히 막돼먹은 인간들한테 내가 너무 후한 점수를 주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하고 있던 차~~~~~
5.
추석 이틀 전인가~~
소주 몇잔 마시고, 귀가하는데
아파트 통로에 119구급차가 서있고,
문제의 1층 여자가 실려 나온다.
남자는 그 옆에 심각한 표정으로 서 있고~~~~
한잔 한 김에~ " 직원들 고생 많습니다~" 아는 척을 하니.
그 와중에 철퍼덕 거수경례가 올라가고
"대장님 여기 사시냐"고?,
"환자는 어디가 불편한 상황이냐"고?
"수면제 과용이라나~" 하는 답변이 오고갔다.
바야흐로 그 남자한테 내 정체가 탄로나는 순간이었다.
6.
추석 연휴 잘 지내고~~~
강뚝에서 걷기 연습하고 있는데, 앞에서 예의 그 부부가 나타났다.
(둘다 키가 유난히 작고, 차림새가 튀기 때문에
멀리서도 금방 식별이 된다.)
어쩔까하다가~ 가볍게 아는 체를 했다.
혹 어색해 할까 염려되었는데, 그쪽 반응은 내 상상을 완전히 벗어났다.
"아~이구, 안녕하십니까? 명절 잘 보냈습니까?"
얼결에 악수까지 나눴다.
" 허~~참, 그거, 왠 일이지~~~? "
7.
조만간, 무슨 핑계를 대건 그 집에 한 번 들어가 봐야겠다.
내 상상이 맞는지 어떤지~~
남자가 내 나이는 돼 보이던데~
애들 키워본 경험은 있는지 어떤지~~
윗집 두 노인네가 과연 그렇게
견디기 어려운 소음을 내며 사는지 어떤 지도 살펴보게~~
나도 새벽 2시까지 꿍꿍거리고 의자 끌어 당기는 윗집과 싸워
피차 소 닭보듯하며 지내는지 오래됐지만~~
하여간
나보다 좀 더한 사람인 것은 틀림이 없는 듯하다.
아파트 2층에, 성당에 열심인
은퇴한 한의사 내외가 살고 계신다.
중학교 올라가기 전까지, 작은녀석은 성당의 복사로,
그 엄마는 복사단장으로 봉사하던 터라,
성당에 열심인 노인네들 눈에 이쁘게 보였는지
정성드려 농사지은 고추며 호박이며, 이것 저것 챙겨 주시곤 한다.
어머님 돌아가시기 전에는, 오십견으로 고생하는 어머님 어깨에
침도 자주 놔주시곤 해서, 이제까지 각별히 인사를 챙기고 있다.
2.
그 아래 1층은 오래 비어 있었는데
어느 날, 차림새가 이상한 남녀가 이사왔다.
( 옷 차림새가 나이에 전혀 어울리지 않고(튄다고나 할까?)
둘의 관계가 모자사이인지, 부부사이인지 얼핏 짐작하기 어려운~~)
차도 없고, 출근하는 모습도 못 보겠으니
아마 글쟁이나 화가나 뭐 그런 직업인 듯 했다.
화가가 아니라도, 최소한 뭔가 예술방면에 종사하고,
꽤 오래 외국 생활을 하다 왔음이 분명하다.
그 이유로~~
여자가 남의 시선 의식하지 않고
아파트 입구에서 자신있게 담배 피우는 모습이 종종 관찰되고,
나이가 50은 분명히 넘은 것 같은데, 커플룩으로 해병대 얼룩무늬 바지에
얄상한 선글라스 쓰고, 두 손 맞잡고 돌아다니는 모습이라거나~~
어느 날, 그 집 아파트 출입문에 붙은 경고 문구.
" 흰 모자쓴 여자애, 너 CCTV에 찍혔으니
언제고 찾아낼 것이다, 한 번만 더 초인종 누르고 도망가면
경찰에 고발할 테니 알아서 해~~~" 등을 종합해 보건데~~~~~
아마 예술하는 사람들임이 틀림없을게다.
프랑스 어디쯤에서 그림하다 돌아온 부부임이~~~~
왜, 예술하는 사람들 예민하다고들 하지 않는가?
3.
며칠 전 퇴근길의 집사람이
1층, 2층 두 집간의 소란에 대해 얘기해준다.
경찰관까지 불러 놓고~~
1층 남자가, 2층 두노인네들한테 있는대로 퍼 붓는데~~
"청소기 소리, 발자국 소리 땜에 살수가 없다고
집을 내 놨는데, 팔리지도 않고 돌아버릴 지경이라고,
심지어, 노인네들을 칼로 어떻게 한다"는 둥~~
조금 후, 2층으로 올라온 여자에게
제3자인 경찰관이 저 간의 사정을 설명하면서~~
자꾸 " 아드님께서~~ 이러저러해서.
" 아드님이, 어떻고~~"하니
결국 여자가, "아들 아니예요 하더라나~~"
(그 경찰관, 나보다 더하구나 하고 웃었다)
4.
내야, 우리 윗집 코끼리들한테만 싸늘한 눈빛을 마주쏘아 붙히지,
통로 모든 사람들한테 인사 잘하기로 호가 난 사람인지라
1층 그 이상한 부부와 맞부딛쳐도, 인사는 땡기고 산다.
아니, 인사정도가 아니라 사실 다소 흥미를 끄는 대상이기도 하다.
어떤 직업인지, 어떻게 저렇게 나이차가 많이 나 보이는지~~
게다가, 내도 꽤 까탈스런 성격인데
지 성질대로하면 제3자는 누구편을 드는지~~등등
여러 면에서 흥미를 끄는 점이 많다.
그러면서도, 나이 든 2층 노인네들한데
"칼로 찔러버린다는 둥~~'했다는 소리에
완전히 막돼먹은 인간들한테 내가 너무 후한 점수를 주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하고 있던 차~~~~~
5.
추석 이틀 전인가~~
소주 몇잔 마시고, 귀가하는데
아파트 통로에 119구급차가 서있고,
문제의 1층 여자가 실려 나온다.
남자는 그 옆에 심각한 표정으로 서 있고~~~~
한잔 한 김에~ " 직원들 고생 많습니다~" 아는 척을 하니.
그 와중에 철퍼덕 거수경례가 올라가고
"대장님 여기 사시냐"고?,
"환자는 어디가 불편한 상황이냐"고?
"수면제 과용이라나~" 하는 답변이 오고갔다.
바야흐로 그 남자한테 내 정체가 탄로나는 순간이었다.
6.
추석 연휴 잘 지내고~~~
강뚝에서 걷기 연습하고 있는데, 앞에서 예의 그 부부가 나타났다.
(둘다 키가 유난히 작고, 차림새가 튀기 때문에
멀리서도 금방 식별이 된다.)
어쩔까하다가~ 가볍게 아는 체를 했다.
혹 어색해 할까 염려되었는데, 그쪽 반응은 내 상상을 완전히 벗어났다.
"아~이구, 안녕하십니까? 명절 잘 보냈습니까?"
얼결에 악수까지 나눴다.
" 허~~참, 그거, 왠 일이지~~~? "
7.
조만간, 무슨 핑계를 대건 그 집에 한 번 들어가 봐야겠다.
내 상상이 맞는지 어떤지~~
남자가 내 나이는 돼 보이던데~
애들 키워본 경험은 있는지 어떤지~~
윗집 두 노인네가 과연 그렇게
견디기 어려운 소음을 내며 사는지 어떤 지도 살펴보게~~
나도 새벽 2시까지 꿍꿍거리고 의자 끌어 당기는 윗집과 싸워
피차 소 닭보듯하며 지내는지 오래됐지만~~
하여간
나보다 좀 더한 사람인 것은 틀림이 없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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