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덕위에 서서 2005. 9. 13. 14:06
엊그제 어머님 제사모시느라 장을 봐 왔는데~
제사 모시고 하룻만에 또 장에 가잔다.
그래, 이번 주말엔 다들 산소에 가느라 등산 간 사람들 별로 없나보다.
4시 넘으면 가자.

둘이 장을 봐가지고 엘리베이터에 타니
같은 통로의 멋쟁이 아낙네가 등을 돌리고 서있다.
인사를 건네니 그제사 돌아선다. 얼굴이 부석부석하다.

전업주부임에도 항상 깔끔하게 화장하고
일상복인지 외출복인지 구분 안가게 입고 지내는 양반인데~~~
부석한 얼굴 넘의 남자한테 보이기 싫어 돌아서 있었나보다.
요즘 통 잠을 못자고 기력도 뚝 떨어져 병원에 가 보려한단다.

"아이고~ 가을이라서 그래요, 요즘 저도 똑 같은 증세예요."
"아~~? 다들 그래요~~~?"




아침에~~
뚱뚱해졌다가 다시 날씬해진 이금희아나운서가 진행하는
주부들 대상 프로그램을 보니 주제가 " 우울증"~
그 중에서도 "계절성 우울증"이다.

주부, 직장인, 남자, 여자 여러 부류의 사람들이 각자의 경험을 이야기하고
양의, 한의가 차례로 의학적 소견이며 대처방법 등을 설명한다.



계절성우울증의 근본 원인은 일조량의 감소인데
이 현상이 다시 홀몬인 멜라톤 생성의 감소-> 뇌 활동의 저하->
무기력,감정의 변화->우울증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우울증의 증상으로는
이유없이 화가 치솟거나, 음식, 술을 많이 먹게 되거나
쇼핑중독, 지독한 외로움, 패배감 등에 빠지게 되며

치료 방법으로 제시되는 것이
햇볕을 많이 쬐일 것, 그러자니 운동이 중요한 처방이고
많이 웃거나, 비장을 보하는 한약제를 먹는 것도 도움이 된단다.


내도 가을을 심하게 타는 편이라~~~
요즈음 거의 우울증 수준에 빠져서

"일년내내 주말, 휴일없는 이 놈의 직장, 이 기회에
확 때려치워~~~?"
"토요일 꼼짝 못하고 집에 처박혀 있다가
일요일인 오늘 또 사무실에 나가야 돼?"하고 있는데~~~~


솔찍히 주 5일제가 남들에겐 축복인지 몰라도
내겐 최소한 50~70%의 스트레스 증가로 나타난다.

벌써 8년째 똑 같은 패턴으로 지내왔는 데
요즘들어 새삼스럽게 힘들고 걱정스럽다.




아침 대담 프로는 잘 안보는데
오늘 아침은 대단히 유익했다. 그게 그러니까~~
"계절성 우울증"의 한 증상이란 말이제~~~
넘들도 나처럼 이 가을을 심하게 앓고 있단 말씀이지.

좋다. 운동 열심히하고
많이 웃고~~~~ 뭐고 한가지 새로 집중할 만한 일꺼리를
만들어 보자.
금방 지나가겠지~~ 눈내리는 겨울 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