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사람이야기

중국집에서~~

언덕위에 서서 2005. 6. 15. 16:47

격일제 근무를 하다보니
사람꼴 우습게 되는 경우가 여러가지인데
그 중에 밥먹는 것도 한 가지 포함된다.

비번날~

아침 먹고나서, 애들과 와이프 출근하고나면
덩그라니 나만 홀로 남는다.

물론 아침부터 청소도 하고 설거지도하고,
세탁기도 돌리고, 쓰레기도 버리고 하며
부지런을 떠는 날도 있지만
그런 날 일년에 몇 번 안된다.

그저 무슨 핑게를 만들더라도 집밖으로 나온다.

자~~~~
집밖으로 나온 건 좋은데, 금방 점심 때 돌아오고
이 나이에 어디 혼자 들어가 밥먹기가 마땅찮다.

그나마 중국집이 맘이 편한데~~
일단 음식이 빨리 나오고,
또 나같이 혼자 먹는 사람도 많아 상대적으로
눈에 덜뜨이기 때문이다.

그런 날들 중의 하나인 오늘~~
가끔 가는 중국집엘 들렀다..
서비스가 좋다기 보다는 가깝고,
짬뽕국물 맛이 시원해서 들르는 집이다.

평소처럼 짬뽕을 시키고
신문 한면을 읽고 있을 즈음, 음식이 나왔다.

두어 젓가락 먹었을 때 쯤,
식탁 옆에서 뭔가를 하고있던 종업원이
" 크~~~으, 냄세야~~!" 하며 저쪽으로 간다.

뭔가하고 고개를 돌리니,
식수통을 올려놓는 받침대를 치우고
그 밑을 청소하려던 모양인데,
막상 받침대를 치우고 나니 그 밑에 쌓였던
먼지와 물기가 범벅이 되어 냄세가 나는 모양이다.

국수가락을 입에 문채
나도 모르게 그쪽으로 눈길을 돌렸는데,
그 순간 내게도 그 냄세가 퍼져왔다.

"야~~! 오늘은 여기서 사람 꼴 우습게 되는구나~~"

그대로 나올까하다가 , 꾹꾹 눌러 참으며
음식그릇을 들고 그 광경이 안보이는 앞쪽 테이블로 옮겨간다.

그제서야 옆에있던 종업원이 퍼뜩 손님에게 생각이 미쳤는지
"죄송합니다~"하며 물컵이며, 반찬그릇을 옮겨준다.

씩~~~웃어준다.

그리고 한마디 한다.(속으로~~~)




"앞으로 다신, 다신~~~
이 집에 안온다. 주인 바뀌기 전엔~~"
(하는 짓보니 금방 바뀌긴 바뀌겠다.)

내가 짬뽕 꽁짜로 얻어 먹으러 왔냐?
성질대로 한다면 쥔이고 종업원이고, 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