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산이야기

[스크랩] 산행중 응급처치의 중요성~~

언덕위에 서서 2005. 1. 23. 15:53
푸근한 일요일이다.
Indian Summer라는 말이 있는데
한 겨울에 갑자기 겨울같지 않은 포근한 날씨가 찾아와
며칠간 계속되는 것을 일컬음이다.
아마 어제 오늘 같은 날씨를 그렇게 부를 수 있을 것 같다.

날이 푹하니 산에 가는 사람들 많을게다하고
속으로 각오를 다지고 있는데

13시~~
치악산 사다리병창에 의식불명 등산객 구조지령이 내려온다.
일행이 응급처치로 심폐소생술을 실시하고 있단다.
이건 급한 상황이다.
재빨리 산소와 들것 기타, 나무가지를 제거할 수 있는 장비를
챙겨서 이륙한다.

기상이 양호해 현장 도착 즉시 구조작업에 들어간다.
구조대원이 내려가고 산소소생기와 들것을 내리고~~

바위위에 쌓인 눈 때문에 애를 먹으며 환자에게 접근하는
구조대원을 공중에서 관찰한다.

곧이어 환자상태를 파악한 대원이 무전으로 알린다.
Vital Sign은 없고 복부가 많이 팽창해 있다고~~

아이고 안타까운지고~~~~
인공호흡을 하긴 열심히 한 모양인데
기도를 열지 못한 상태에서
(목을 뒤로 제끼고, 말린 혀를 잡아 당겨야 기도가 열린다)
인공호흡을 하니 공기가 기도가 아닌 식도로 유입된
모양이다.

순간 허탈해진다.
그렇게 여러 명이 한 생명 살리려고 노력을 했음에도
아주 단순한 한가지 절차를 알지 못해~~~
귀한 생명 놓친 것 같다는 생각이 머리를 스치고~~

어떡하나, 그래도 최선을 다해야지.

망설일 사이도 없이 빽빽한 나뭇가지 틈새로
들것에 실린 요구조자를 달아 올린다.
구급차 대기지점까지 이동하는 동안 기내에서 계속 CPR을 하고,
무전으로 구급차요원도 CPR 실시하도록 연락한다.

원주에 착륙, 구급차에 환자를 인계하고 복귀한다.

살아났으면 좋으련만~~~
오늘 같은 기상은 돈주고도 못 만나는데, 가까이 있던 누군가가
응급처치만 좀더 잘 했더라면~~~~

기지로 돌아와 담배 한대 빼어문다.
안타깝다.
누구에겐지 모르지만 화도 난다. 이럴 땐~~


출처 : 산행중 응급처치의 중요성~~
글쓴이 : 비탈길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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