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옷 얘기
엊그제 골프연습장에서
본의 아니게 젊은 부인들의 얘기를 듣게 됐다. 아니 듣는 게 아니라 안 들을 수가 없는 상황이었지만~~
평소에도 스윙하는 사람들 상관없이 웃고싶은대로 웃고, 지껄이고 싶은대로 지껄이는 패거리인지라 그러려니하고 있었는데,
내용인 즉슨, 한 여인네가 연습장입구에서 좌회전을하려고 대기하는 중에 뒤에오던 차가 추돌을 한 상황인 모양이다.
"이러저러하게 보험처리했고~~~목이 놀란 것 같고~~그만하길 다행이지 큰일날 뻔했다는 둥"의 얘기중에~~~
"그래서 여자는 항상 속옷 깨끗이 챙겨입고 다니라는 모양이야~~"한다.
후후후~~~ 속옷 깨끗이 입고 다니라고?
나도 그 얘길 들은 적이 있다. 80년 5월 어느날이다.
6개월여의 조종사 교육이 끝나는 날~~
조종교관께서 그 말씀을 하셨었다.
언제나 네~다섯대의 "빠따"를 맞고나서야 하루의 교육이 끝나는데 그날은 특히 아프게 내리치면서
"오래 살아라~~~ 비행기 잘탄다 건방 떨지 말고~~
오래 사는게 가장 유능한 조종사다~~"하시다가
"매 비행시 항상 이번 비행에서 돌아오지 못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잊지말고
사생활 깨끗하게 해라,
돈 꾸거나 외상짓지 말고~~
속옷 잘 챙겨입어라.
죽고나서웃음거리 되지 않도록~~ "
그 외 몇가지 더 있었던것 같은데~~
이젠 다 잊었다.
벌써 20년도 더 지난 얘기다.~~~
그 양반도 나도 군에서 전역한지 오래고~~
헌데 무슨 이유로 별로 살갑지도 않은 여인네들 얘기를 듣다
그 말씀이 생각 난 걸까~~~?
그래, 이제부터라도
제대로 챙겨입고 살자. 꼭 속옷만이 아니라
주변에 있는 사람들도 챙기고,
체면도 차리고, 건강도 챙기고~~
그렇게 살아가자 다짐한다.
이 한해도 저물어 ~~~
또 한살 나이 들어 가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