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덕위에 서서 2004. 12. 22. 17:00

엊그제 골프연습장에서

본의 아니게 젊은 부인들의 얘기를 듣게 됐다. 아니 듣는 게 아니라 안 들을 수가 없는 상황이었지만~~

 

 평소에도  스윙하는 사람들 상관없이 웃고싶은대로 웃고, 지껄이고 싶은대로 지껄이는 패거리인지라 그러려니하고 있었는데,

내용인 즉슨, 한 여인네가 연습장입구에서 좌회전을하려고 대기하는 중에 뒤에오던 차가 추돌을 한 상황인 모양이다. 

 

"이러저러하게 보험처리했고~~~목이 놀란 것 같고~~그만하길 다행이지 큰일날 뻔했다는 둥"의 얘기중에~~~

 

"그래서 여자는 항상 속옷 깨끗이 챙겨입고 다니라는 모양이야~~"한다.

 

후후후~~~ 속옷 깨끗이 입고 다니라고?

 

나도 그 얘길 들은 적이 있다. 80년 5월 어느날이다.

6개월여의 조종사 교육이 끝나는 날~~

조종교관께서 그 말씀을 하셨었다.  

언제나 네~다섯대의 "빠따"를 맞고나서야 하루의 교육이 끝나는데 그날은 특히 아프게 내리치면서

 

"오래 살아라~~~ 비행기 잘탄다 건방 떨지 말고~~

오래 사는게 가장 유능한 조종사다~~"하시다가

 

"매 비행시 항상 이번 비행에서 돌아오지 못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잊지말고

 

사생활 깨끗하게 해라,

돈 꾸거나 외상짓지 말고~~

속옷 잘 챙겨입어라.

죽고나서웃음거리 되지 않도록~~ "

그 외 몇가지 더 있었던것 같은데~~

이젠 다 잊었다.

 

 벌써 20년도 더 지난 얘기다.~~~

그 양반도 나도 군에서 전역한지 오래고~~

헌데 무슨 이유로 별로 살갑지도 않은 여인네들 얘기를 듣다

그 말씀이 생각 난 걸까~~~?

 

 

그래, 이제부터라도

제대로 챙겨입고 살자. 꼭  속옷만이 아니라

주변에 있는 사람들도 챙기고,

체면도 차리고, 건강도 챙기고~~

그렇게 살아가자 다짐한다.

 

이 한해도 저물어 ~~~

또 한살 나이 들어 가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