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사람이야기
[스크랩] 녀석이 온다
언덕위에 서서
2014. 4. 9. 15:43
1.
2년 전 이 맘 때
벚꽃과 목련이 흐드러지던 진주훈련소에
둘째를 데려다 주고 오던 날
차라리 내가 군생활 한 번 더 하는게 낫지
애리애리한 자식 군에 맡기는 건 영 못할 노릇이라
돌아오는 내내 납덩이 같은 심정이었는데~
그 땐
영영 올 것 같지 않았던 녀석의 제대 날짜가
드디어 낼 모래로 다가왔다 4.1일~
병장 계급장 달고 말년휴가 왔다 간지 보름 남짓
지난 2주간이 엄청 지루했을텐데
이제 3일밤만 그곳에서 지내면 전역이다
2.
다행이 집 가까운 곳에 근무해
휴가 나오면 순식간에 집으로 오고
한시간이라도 집에 더 있다 가라고
복귀할 땐 늘 태워다 줬음에도 불구하고
데려다 주고 돌아올 땐
군에 보내던 첫날처럼
늘 맘이 짠~했었는데
이제, 그 가슴아림도 끝이다
고맙지~
무탈하게 2년을 복무해 준게
군에 대해 너무 많이 알고 있는 부모 입장이다 보니
그 고마움이 더 진하다
3.
헌데~
돌아오고 나서는 어쩌지?
PC앞에 붙어 앉아 게임만 해대면
2~3일이야 참고 봐 주겠지만
그 담엔
아빠의 잔소리가 시작될텐데
행여~
복학준비한다고
전역한 다음 날부터
도시락 싸서 도서관으로 가는
듬직한 아들이 돼서 돌아올 수도 있을까?
출처 : 설악산을 사랑하는 江原山房
글쓴이 : 비탈길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