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Bucket List #1 춘천탈출
1.
요즘 강원도 소방관들 차 바꾸라는 카 세일즈 맨들의 문자 많이 받는다
초과근무하고 못 받았던 수당을 근래에 지급하기 때문이다
소송 제기된 날부터 소급해서 최근 3년치만 준단다, 그것도 일지에 기록된 분량만~
10년 동안 365근무했던 내 경우, 그 시효 없었으면 2억쯤 받아야 했을 걸~~
2.
PTSD란 어휘, 요즘 많이 떠돈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Post-Traumatic Stress Disroder) 간단히 트라우마 라고도 한다
끔찍한 경험하면 그로 인해 잠 못자고, 일 못하고, 멍청해지는 증상이다
1997~2008년 동안
어리숙한 나는 365 근무했다
이제고,저제고 곧 조종사 충원해준다는 말만 믿고
나를 포함한 조종사 둘이서 365일 강원도 전역 출동에 대비하며 살았다
그러니 하루는 사무실에 나와 대기,
다음날은 집에서 대기하다, 출동하라면 쫓아 들어와 출동하는 식이었다
(멍청한 짓이었다,10여년이 지난 지금, 아무도 그걸 기억 못하고, 시효가 지나 수당도 안준다
아니, 일지에 기록도 안되어 있다)
그 후유증으로, 이제 5명이 근무하면서도,
비번날에도 춘천을 못 벗어난다, 불안해서~
이런게 PTSD 다
3.
이젠 퇴직후의 삶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할 때다
그래봤자 명쾌한 답이 나올 수가 없는 고민이지만~
그래서 상상만 한다
퇴직한 다음날
내 멋진 갤로퍼에 캠핑 트레일러를 매달고
한반도 남쪽을 좌에서 우로 한바퀴 돌리라~~
가다가 맘에 드는 곳 보이면 차 세우고 며칠 보내고
주변에 산 있으면 백 메고 올라가고,
물 있으면 낚시 펴 놓고, 휴대폰도 꺼놓은 채로
한 달만 그렇게 살다 오리라고~~
꿈만 꾼다
그러려니, 트레일러 살 돈 모아야 되겠는데
안타깝게도 이번에 받은 수당가지곤 턱없이 모자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