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산이야기

[스크랩] 천화대 구조 상황 정리~~

언덕위에 서서 2004. 12. 6. 10:38
2004년 10월 10일 , 일요일~~~

11시 50분~~
뫼사랑 전화: 천화대란다.
중간 중간 끊기다 들리다하는 통화내용을 종합하니
산방식구란다.
머리를 다쳤다고~~~ 심각하다.

그 전에 끝청에 심장마비 환자 구조요청이 접수되어 있는 상태에서
악기상으로 이륙을 못하고 있는데~~

양양에 있는 2팀에 상황을 설명한다.
무리하지는 말되(항공기 사고 날까봐) 구조 못하면 내 面이 말이 아니게 된다는 말을 덧대서~~

그때부터 초조한 기상파악~~
출발기지는 해무에 완전히 덮혀있단다. 천화대쪽은 기상이 괜찮은 모양인데~~

12시 30분
항공기가 이륙을 했다가 10여분 비행하고는 내려앉았다.
산쪽으로 접근하니 한번에 30m씩 떨어지더란다.
백두대간을 따라 터브란스가 형성된 모양이다. 비행불가다.

춘천에서 넘어갈 수도 없다.
결국 속초소방서 지상구조대에 의지 할 수 밖에 없다.
몇시간 걸릴텐데~~~~

담배만 죽인다. 이걸 어쩌나~~~
보통 때보다 10배는 속이 탄다.

2시 50분
이번엔 치악산에 출동하란다.
영서지역은 기상이 좀 낫겠지.
혹시 몰라 원주 지상구조대도 즉시 출발하라 일러 놓고 이륙.

다행이 비행할 만하다.

3시 20분 : 치악산 비로봉 패드에 내렸는 데 요구조자가 없다?

항공구조대원이 들것을 들고 이리저리 뛰어 다니다 돌아와 하는 말
일행이 부축해서 입석대쪽으로 하산 중이란다~~~

" 우쒸~~~~~~~~~~"
원주 상황실에 있는대로 퍼붓고 헛걸음한 채 이륙한다.

다시 무전기에서 들리는 임무지시
청평사로 가란다. 다리골절환자 있다고~~
좋다 어디까지가나 한번 해보자.
오봉산에 도착, 지상구조대와 함께 있던 요구조자를
춘천소방서 패드로 이송하고 기지복귀.

시동을 끄고 설악산 상황을 알아보니
2호기가 천화대(뫼사랑네) 임무 종료하고
"끝청"으로 2차임무 수행하러 가고 있단다.

뫼사랑에게 전화한다, 미안하기 끝이 없는 마음으로~~~

모든 인생사가 그렇듯, 헬기구조를 받는 경우도 그렇게 다르다.
청평사에 있던 사람은 119전화하고 30분이내에 구조완료되고,
천와대 임무(내겐 우선순위 1번인~~)에선 4시간 가까이 걸렸으니~~


기상이 사람 입장을 엉망으로 만드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오늘 같은 경우다.
어쨌거나 현장에서 온종일 가슴 졸이고 실망해 했을
산방식구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끝이 없다.
엎드려 절드린다.

설악산 임무 마친 조종사에게 현장상황을 물어보니
그 시간에도 설악洞쪽은 해무로 막혀있어
미시령으로 울산바위로 돌아돌아 겨우 들어갔단다.

하나 더~~
오늘 설악산에서 비행한 조종사는
집이 전라도 광주인데,
2시경
아버님이 위독하니 내려오라는 전화를 받은 상태였다.
밤새 내려가야 할 상황이다.
사람 사는 모습이라니~~ ?

----11월 18일 몇자 수정----






출처 : 천화대 구조 상황 정리~~
글쓴이 : 비탈길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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