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24) 이제 제법 이등병티가 날 태욱에게:아빠
아들~ 오늘은 제법 덥지?
네게 인터넷 편지를 쓰려고 창을 열기 위해서는 네 주민번호 뒷자리를 입력해야 한단다.
엄마 아빠 형아까지 네 주민번호를 외우는 계기가 됐다
날이 더워 학과시간에 많이 졸렸겠구나
점심식사 후 오후 첫교시의 졸림은 정말 견디기 힘들지, 그래 누군가는
이 세상에서 제일 무거운 것이 졸릴 때 눈꺼풀이라고 하더라만~
신병훈련기간이란 많은 것들로 부터의 단절, 분리를 의미하는데 그 중에 가장 큰 것은
가족과의 분리가 될 것 같고, 그 다음으로는 친구, 애인,
아마 세번째쯤으로는 인터넷, 스마트폰과의 분리가 아니겠나 싶다.
네가 절감하고 있는 사항이겠다만, 그런 것들~~ 이미 익숙해지고 당연했던 것들과의 단절이
처음에는 매우 아쉽고 불편하고 가슴아리겠지만~
아마 그런 감정의 경험이 사람을 더 크고 넓게 많드는 계기가 되는 것이 아닌가 싶다.
불편하고 아쉽고 보고 싶은 감정들을 잘 추스르고 스스로 통제하고 그 상황에서 너 자신, 자아에 집중하여
이제까지 보다 더 독립적이고 단호한 결단을 내릴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기회로 삼았으면 좋겠구나
덥고, 춥고 불편한 생활 환경도 자아를 단련하는 한가지 요소로 생각하면
크게 개의치 않을 수도 있을거라 생각된다
다행인 것은 그와 같은 상황에 처한 사람이 너 혼자가 아니라는 것이다.
네 동기들, 네 주변의 모두가 다 너와 같은 심리 상태이기 때문에 쉽게 공감하고 위로하고
위로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그 감정의 교류가 "동기"라는 호칭으로 서로를 묶어주는 귀한 매개가 될 것이다
그러니 동기들과 잘 지내도록 노력해라
평생을 174기 같은 이름으로 불릴 친구들이란다
저번에 보낸 편지를 온 가족이 돌아가며 읽었는데,
바쁜거냐? 아니면 규정에 의해 1번 밖에 못쓰는 거냐?
너도 쓸수 있으면 이 즈음의 네 느낌을 진솔하게 써서 보내렴.
나중에 네가 읽어봐도 지금 이 시절 어떻게 느끼고 생각했는지,
뭐가 가장 절실했는지를 알수 있을 것이다.
아마 지금 네가 생각하고 결심했던 것들이 군 제대하고 어떤 문제에 봉착했을 때,
커다란 겪려와 용기를 줄 수 있을것이다
900자란다 이만 줄인다 아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