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게 그랬었군요?
1.
퇴근해 YTN을 트니
서울 모 초등학교(술 깨고 뉴스 다시 들어 보니 D외고네요) 교장이 학생 부정입학시키고,
부모들 한테 돈 받았는데~~~
그 돈을 지가 안쓰고, 학교 발전 위해 썼기 때문에 무죄라는 대법원 판례 보도하고
뒤이어, 참교육 학부모회(?) 소속 엄마의 항변~~
그럼 돈 내고 애 원하는 학교에 집어 넣어도 무죄란 얘긴가요?
( 기여금 입학제 하고 비슷하게 들린다.)
언제나 처럼 내가 취해 있기 때문에~ 위의 4문장이 100% 정확하지는 않다(안다?, 맞춤법도 정확하지 않다)
2.
내는 본래 75학번이다.
근데 고등학교 때 등록금( 고등학교때는 등록금이 아니고 월사금? 월납금? 뭐~ 그 비슷했는데~~?)을 못내~~
고등학교 4년 다니고 76학번이 됐다.
중학교 졸업하고 ㅇ고등학교 갔는데~
고교 입학 후, 등록금을 한번도 안 내니까 2학년 1학기 중간고사 보는 중에 서무실 직원이 불렀다.
니네~~ 성적처리 안되니까, 시험보지 말고 밀린 등록금 구해 오라고~~~
시험 못보게 했다.
두놈 ( 나하고 동기인 지금은 神父인 K)이 시험보다 쫒겨났다.
너, 어디 갈데 있어? (등록금 얘기하러 갈 데 있냐고?)
없어~~ 너는?
나도 갈데 다 가봤어~~ 더는 없어,
그래~~~?
너한테 얼마 있니?
20원(금액은 정확하지 않다), 너는?
30원~~~
잘됐네~~~ 찐빵 사가지고 시공관에 가서
안인숙인가가 주연인 학생관람 불가 영화
" 어제 내린 비" 나 보며 시간 죽이자~~~
막장에 몰린 두놈의 통쾌한 일탈이었다.
"어제 내린 비"의 주제곡은 지금도 부를 수 있다. 윤형주씨 였지?
3.
결국 둘다 등록금 못내 짤렸고~
내는 강릉에 있는 두부공장에 취직해서 6개월쯤 후 두부 기술자가 되었다.
K는 당시 성당에 열심이었던지라 대부분의 시간을 성당에서 지내며 틈틈히 공부를 하고 있었더랬다.
얼마 후~~
중학교 은사께서 부르신다고~~ k로 부터 연락이 왔다.
K와 나는 중학교 1년 후배들과 함께 새로 생긴 ㅈ고등학교 1회로 졸업했다.
대학~~~
가야지~~~ 어느 대학?
그 나이에 돈없는 설움을 그렇게 당한 아이들이 어떻게 모험을 해?
나는 사관학교, 걔는 신학대학 (돈 안드는 데~~) 갔다.
4.
그러기 전에~~~ㅇ고를 자퇴해야 했었다.
자퇴할 때 담임이 (별명이 "뺑ㅇㅇ"였었는데~~ 자퇴원서 받으러 우리집까지 찾아왔었다.
학기중엔 가정방문 한 번도 안 한 분인데~~~)
우리집에 와서 자퇴원서에 도장 찍으란다. 안찍으면 퇴학 당하는데~~
그러면 복학할 수 없다는 친절한 설명을 하러~그러니 꼭 도장 찍으라고~~
눈물을 철철 흘리며 지장을 찍었다.
(나 때문에 이 더운 여름날 셋방 우리집을 찾아주신 담임께 감사하며~~
한 번만 더 생각해 봤으면, 조금만 더 세상을 알았더라면~~지가 아쉬우니 내 도장받으러 왔다는 걸
명명백백하게 알 수 있었을텐데~~ 그땐 그저 고맙고 황송하기만 했다.)
그렇게 순진했다.
자퇴라는게 어떤 의미인지 몰랐으니~~아니 그 양반 얼마나 SSk 인지 몰랐으니~~
6개월쯤 지나~~~
그 K (지도 나하고 똑같은 절차를 거쳐 자퇴했다)에게서 연락이 왔다.
중학교 은사께서 우리 둘 부른다고~~~
1년 지나 ㅈ고등학교가 생겼으니~
ㅈ중학교 출신 두 놈(공부는 좀 했다, 둘 다) 짤린거 아신 은사께서~~~
그 학교가서 전학증만 띠어 오라고~~
그럼 니네 후배들하고, 같이 공부하게 해 주겠다고~~~
5.
인생이 바뀌는 순간이다.
전학증 띠러 갔다. 1년전 담임한테 갔다. (잘은 모르는데, 우리한테~뭔가 정당하지 못했던 것 갔다.)
뺑ㅇㅇ 왈~~
복학하러 왔어? 니네 자리 없는데? (냉냉하기가 헌책방 주인하고 똑 같다. 헌 참고서 사러 온 애들 등쳐먹던~~)
네~~사실은, ㅈ고로 전학하려고~~~
그래? 잘됐네~~ 서무실에 가봐~~~
순간 엄청 상냥해 지셨다.
일사천리로 전학증 띠어줘서 가슴을 쓸어 내리며, ㅈ고로 전학했다.
뺑ㅇㅇ도 해피, 우리도 해피~~
나는 밀린 등록금 내야 전학증 준다고 할까 봐 조마조마하다 공짜로 띠어 주니~
뺑ㅇㅇ는 내가 끝까지 복학한다고 할까 봐 걱정했는데, 전학간다니~~~~~
서로 눈치 보다~~ EveryBody Happy, Happy End.
6.
나중에 전해 들은 얘기 2가지~~
J라는 중학교 동기가 있었다.
공부는 별로 잘하지 못했는데, 그 부모님이 우리 부모님과 달리 능력있는 분들이셨다.
중학교 때, 학교에 자주 오셨었던 것으로 봐서~~
그 J가~~~
내 자리 차지하고 들어 오면서, 낡은 철제 교문 새로 바꿔 달고 들어 왔다는 소문~~
지금은 신부인 K자리에 들어 온 친구는 음악실에 새 Piano 한대 사 놓고 들어 왔다는 후문. ㅋㅋ
73년도 얘기요~~ 아무도 말할 처지가 못 됐어요.
2011년도인 지금도 합법이라는데~~~~
한가지 더
그 뺑선생이 ( 그때는 담임들이 노골적으로 밀린 등록금 받아내라고 압을 받았던 것도 사실이다)
종례 시간에~~~ 가슴 설레는 얘길하는 것이다.
그 양반 논도 많고 돈도 많았다. 실력은 아니었지만~~
그 담임이 종례 시간에 애들 앞에서 공개적으로 말했다.
" 돈 필요하냐? 나한테 개인적으로 얘기해라~
얼마든지 빌려 주마~~ 어떻게 받느냐고,
나중에 쌀로 받겠다~~ 인플레 감안해서~
(촌놈이었다. 논에서 일만하니 학기내내 얼굴이 새카맸다.
그래서 쌀로 받겠다 했을 것이다.)
복음이었다.
둘이서 종례 즉시 찾아갔다. 이 양반 종례 때하고 다른 얘기하네?
"미성년자하고 어떻게 돈 얘기하냐?
부모님 모셔와~~~"
안 모셔 갔다. 내 부모님 평생 한번도 학교 안 오신 분들이다.
선생님하고 돈 얘기하다간 숨 넘어 갈 분들이시다~~
나중에 그 선생이 우리집에 왔었다. 자퇴원서 받으러~~~
그리고 긴 세월이 흐르고 난 후, 난 이런 모습으로 살고 있다, 그땐 죽을 것 같았는데~~
그 친구도 단양에선가, 신부노릇 잘하고 있다.
가만~~ 내가 뭔 얘기하는 거야? 술 잔뜩 취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