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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Re:Re:시공이 左赤右綠白尾에 대해 말씀하신데 대해

언덕위에 서서 2004. 12. 6. 10:28
최인호는 고등학교때 세익스피어를 사케비치라고 기억했다고 한적이 있는데, 난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의 저자 밀란 쿤데라를 "킨타 쿤테"로 기억하고 있었다오.
틀렸드만....
아무려면 어쩌리. 킨타쿤테가 말한 "참을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이란게 개인의 삶이 아니고 "역사가 우습더란" 얘깁니다.

난 역사가 우습지 않습니다, 역사 속에서 내 개인의 삶이 보잘것 없고 우습다는 건 충분히 시인하지만, 역사에 대한 안목이 없는 나로선 "역사가 반복되지 않기 때문에, 2번 이상 역사를 경험할 수 없는 개인에 의해 역사적인 모든 사실들이 가볍게 취급될 수 밖에 없다"라는 쿤테의 형이상학적인 역사관, 또는 궤변을 이해할 수도, 동의할 수도 없단 것이죠.

다만 시공이 단정한 " 흔들리려면 맘대로 흔들려라, 그래도 왼쪽은 왼쪽이고 오른 쪽은 오른 쪽이다"라는 정의는 "맞는 말이다, 내가 뭔 얘기 하는 줄도 몰랐지만 그 얘기였다"라고 말씀 드립니다.
왜??? 오늘도 조금 마셨으니까~~~

이 소아적인 삶의 몸부림이 많이 부끄럽지만, 따지고 보면 주변에 그렇지 않은 큰 인물 찾아보기 쉽지 않은 게 이즈음 우리의 슬픔 아니겠습니까?
나이 사십 넘으면 아무도 안가르쳐준다는데~~~
어쩔 것입니까? 흔들리면서 하나씩 배워가는 거죠~~

흔들릴 때마다 한잔 (김태준)

포장술집에는 두 꾼이,
멀리 뒷산에는 단풍 쓴 나무들이
가을비에 흔들린다 흔들려,

흔들릴 때마다 한잔씩,
도무지 취하지 않는 막걸리에서 막걸리로,
소주에서 소주로

한 얼굴을 더 쓰고 다시 소주로,
꾼 옆에는 반쯤 죽은 주모가 살아 있는 참새를 굽고 있다

한 놈은 너고 한 놈은 나다,
접시 위에 차례로 놓이는 날개를 씹으며,
꾼 옆에도 꿈이
판 없이 떠도는 마음에 또 한잔

젖은 담배에 몇 번이나 성냥불을 그어 댕긴다

이제부터 시작이야,
포장 사이로 나간 길은
빗속에 흐늘흐늘 이리저리 풀리고,
풀린 꾼들은 빈 술병에도 얽히며
술집 밖으로 사라진다 가뭇한 연기처럼,

사라져야 별수없이,
다만 다같이 풀리는 기쁨,
멀리 뒷산에는
문득 나무들이 손 쳐들고 일어서서
단풍을 털고 있다



출처 : Re:Re:시공이 左赤右綠白尾에 대해 말씀하신데 대해
글쓴이 : 비탈길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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