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애경사~~
1. 사람 사는 곳, 어디나 다 그렇겠지만~~ 어떤 날은 하루에 애. 경사를 다 치뤄야 할 때가 있다. 집들이 한다고 잔뜩 부풀어 있는데, 장사집에 들러야 한다거나~ 돌잔치와 병문안을 같이 해야 한다거나~~~
초기엔 이게 고민이었다. 과장이라고, 그래도 검은 양복에 그 비슷한 넥타이 매고 문상간 것 까지는 좋았는데~~~ 그 다음 자리에선 영 Dress Code가 안맞는 것이다. 남들 다 편하게 입고 있는데, 정장하고 가 앉았고~~
그렇다고 순서를 바꿔, 문상가면서, 전작이 있어 얼굴이 붉어진 채로 가기도 그렇고.
해서, 찾아낸 해법이 대충 입는 것이다. 정장이 아닌 셔츠 정도만 입되, 크게 환하지도, 어둡지도 않게 입는 것이다. 그러면 이쪽, 저쪽에 다 어울린다.
2.
지난 금요일이 그런 날이었다. 직원 장모상에 들러 문상하고, 전입 직원들 회식장엘 가야 될 판이다. 다행히 대충 입고 나온 셔츠가 그리 튀지 않는 색이다. 서장을 모시고, 한 무리가 문상을 갔다가~ (문상도 혼자 불쑥 가면, 간 사람 머쓱하고, 접대하는 사람도 당황스럽다. 한 테이블 분량은 맞춰가야 어색하지 않지~~) 거기서 전작에 취해, 곧 바로 회식장으로 갔다. 애초에 취해 있었으니, 회식 분위기는 초장부터 화기애애했지만 그러다 보니 그게 어디 적당한 선에서 끝날 일인가? 당연히 2차, 3차로 이어졌지. 3. 다음 날 아침. 눈 떠 보니, 복장이 어제 귀가하던 복장 그대로이고~~ 소파 테이블에 소주병이 하나 더 놓여 있다. 아뿔싸? 아들놈 볼까 얼른 일어나 빈병을 치운다. 그러고 나자 즉시 시작되는, 이 두통, 이 괴로움~~~ 결국, 그 좋은 토요일 휴무를 콩나물국 마시다 다 보낸다. "히유~~ 절대로, 다시는, 결코, 금요일에 과음하지 말아야지~~" 4. 월요일 아침. 겨우 회복하여, 안 그런척, 바쁜 척, 이 일 저 일하고 있는데 똑똑~~~ 노크에 이어 음료수 박스를 들고 나타난 직원. "어? 아~~ 지난 주 상 치른 직원이지." "아이, 뭐 음료수까지 챙겨 오고 그러셔~~?" 말이야 그렇지만, 기실 이런 장면에 이미 익숙해진 터다. 더러, 애경사 치루고, 코빼기도 안 비치는 직원 있는데~~ "두고 봐라! 내한테 함 혼난다, 잉~~~!" |